“中 장안성 건축양식, 유목민족 영향받은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4일 03시 00분


박한제 서울대 명예교수 연구서 발간

유목민족이 중국의 전통적인 도성 형식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 연구서 2권이 나왔다.

박한제 서울대 명예교수(74·동양사학)는 ‘중국 중세도성과 호한체제’(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중국 도성 건설과 입지’(〃)를 최근 출간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수·당대 장안성이 앞서 북중국을 통치한 유목민족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대 장안성에서는 곽(郭·도읍을 둘러싼 외성) 안을 가축우리처럼 담 벽(墻·장)으로 분할하는 방장제(坊墻制)를 실시했다. 장안의 주민은 ‘방’의 문이 열리는 낮에는 자유롭게 외부에서 활동할 수 있었지만 문이 닫히기 전 모두 안으로 들어와야 했다. 방장제를 통해 적은 인력으로 다수의 적대적인 주민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는데, 이는 유목민족이 가축을 기르는 것과도 유사하다는 것이다.

장안성의 궁성이 한족의 전통처럼 도성의 중앙에 자리하지 않고 북쪽에 치우친 것 역시 유목민족의 유산이라고 한다. 황제가 사는 궁성이 적대적인 백성에게 포위당하는 걸 막기 위해 도성 북쪽에 위치했다는 것이다. 궁성과 접한 드넓은 후원은 유목민 출신 황제가 반란이 일어났을 때 피할 수 있는 장소가 됐다. 저자는 이처럼 장안성은 한족의 전통과 오랑캐(胡族·호족)로 불리던 유목민족의 영향이 뒤섞인 ‘호한(胡漢)체제’적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유목민족#중국 장안성 건축양식#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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