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60세가 되면 환갑잔치를 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환갑잔치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수명이 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 인지 일각에서는 노인 기준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높이자는 얘기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 전체 인구 대비 노인인구가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2026년경엔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이라고 한다. 노인인구가 늘면서 여러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각종 노인 질환도 예외는 아니다. 건강하게 늙는 웰에이징(Well-Aging)이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관절염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노인 질환으로 65세 이상의 70∼80%가 관절염의 소인을 갖고 있거나 앓고 있어 노인과 관절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질환이다.
현재 60, 70대 환자에서 관절이나 척추수술은 상당히 보편화돼 있다. 환자들의 신체 상태도 나이에 비해 좋은 경우가 많고, 수술법도 많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80세가 넘어가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고령 환자가 인공관절이나 척추수술을 하는 것이 과연 최선의 방법일까에 대한 의료진 간의 의견이 분분하다. 수술은 여러 요건을 고려했을 때 환자가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을 때 시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어찌 됐건 수술은 환자에게 부담을 주기 마련이다. 특히 고령 환자는 수술 자체가 신체에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수술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수술을 했을 때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기 때문에 수술 후 득실을 따져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인터넷상에 특정 수술 테크닉으로 수술하면 절개 부위가 작고, 수술시간이 짧아 혈전증이 적게 생겨 고령의 관절염 환자도 안심하고 수술해도 된다는 식으로 홍보하는 경우가 있다. 관절염 수술에서 고령 환자가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환자가 안정적으로 회복해서 수술 후 불편함 없이 일상생활을 잘 영위할 수 있을지’ 여부이지 특정 수술 테크닉으로 하면 고령 환자가 수술해도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있지만 수술에 있어서는 ‘나이는 역시 나이’다. 아무리 몸 관리를 잘했다 하더라도 고령의 나이는 수술을 감당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80세가 넘는 환자의 수술은 수술 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의사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초고령화 시대를 앞둔 지금 수술 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고령 환자의 수술은 무엇보다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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