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일내 핵탄두 제조가능… 한국은 플루토늄 추출 길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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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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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일본의 플루토늄 생산 허용
日, 원폭 6000개 만들 분량 보유… 한국은 美 포괄적 동의 받아야
한일 핵무장, 美 용인 가능성 낮아… 전술핵 재배치가 대안으로 거론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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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거론한 이후 한일이 실제 기술적으로 자체 핵무장이 가능한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한국도 기술적으로는 자체 핵무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단, 일본에 비해 각종 제약이 많다는 게 한계다.

일본은 짧게는 3일 안에 핵탄두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일원자력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핵무기 비보유국 중에 유일하게 일본에만 대표적인 핵물질인 플루토늄 생산을 허용하고 있다. 발전 등 평화적 이용에 한한다는 단서를 붙였지만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허용함으로써 핵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순도 90% 이상의 플루토늄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 실제로 일본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원자폭탄 약 6000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46t가량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한국은 한미원자력협정에 따라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길이 막혀 있다. 플루토늄을 추출할 사용후핵연료의 경우 건식 재처리 초기 단계만 가능한데, 이마저도 미국의 포괄적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일본보다 시간이 더 걸릴 뿐 기술적으로 핵무장이 가능하긴 하다. 국내에는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위해 3%까지 농축된 우라늄(U-235)이 3년 치가량 확보돼 있다. 이를 핵무기급인 90%까지 농축하는 데 한 달가량 걸린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U-235를 1개월만 더 농축하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위력(15kt·1kt은 TNT 1000t의 위력)을 웃도는 핵탄두 하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실제 한일이 핵무장하는 것을 미국이 용인하거나 묵인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일을 허용할 경우 대만 등으로까지 ‘핵무장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북핵 억지력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미군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방안이 거론됐던 것이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재래식 탄두를 핵탄두로 교체한 뒤 이를 탑재한 미 핵잠수함을 한반도 역내에 배치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잠수함인 미 오하이오급(1만9000t급) 잠수함엔 토마호크 미사일이 최대 154기 탑재된다. 미군 전략폭격기 등에 장착되는 투하용 핵폭탄 B61을 주한미군 및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북핵 억지력 제공을 명분으로 수조 원 이상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전술핵 재배치 논의가 실제 진행될 경우 (북한을 고려한) 한국 정부가 이를 반대하고 일본은 찬성하면 미일이 밀착하고 한국이 더욱 고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
#한일 핵무장#미국#주한미군#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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