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文 대통령의 '북쪽 정부' 표현 귀를 의심"
바른미래 "김정은 듣기 좋으라고 또 저런 소리…한숨"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해 "남쪽 정부든 북쪽 정부든 함께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자유한국당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라며 분개했다.
이창수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산가족은 근 60년째 마음이 풍족한 추석명절을 보내지 못하고 계신데 대한민국 대통령이 추석 당일에 공영방송에 출연해 그런 국민들의 마음을 후벼파는 발언을 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적화통일을 목표로 한 남침으로 벌어진 한국전쟁, 이후에도 통일은 뒷전인 채 미사일 도발과 핵 개발에만 치중하며 인권존중은 포기한 북한과 대한민국이 동등하게 잘못했다는 의미가 아니여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북쪽 정부'라는 표현은 귀를 의심하게 한다"며 "한반도에 두 개의 국가가 존재한다는, 북한 체제를 인정한다는 취지의 대통령의 공식발언이 추석명절에 나왔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동안 남북 이산가족의 상봉을 거래대상 삼아 정치적 밀당을 자행해온 북한의 비인도적이고 비열한 시도조차 두둔하는 것은 이산가족을 두 번 울리는 일"이라며 "UN총회를 10여일 앞둔 지금까지도 북한체제를 두둔하는 대통령의 언행이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바른미래당도 "말은 바로해야 된다고 이산가족 상봉이 안 되는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정권에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 듣기 좋으라고 또 저런 소리를 하나보다 싶다가도 한숨이 나온다"고 비난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자의적으로 내리는 것까지 봐줄 수는 없다"며 "이산가족 문제마저 할 말 못하고 애매한 줄타기를 할 게 아니라 북한에 똑 부러지게 요구하여 문제를 풀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북핵 문제도 도무지 난망인데 이산가족 문제도 진전이 없으니 도대체 문 정부는 할 줄 아는게 무엇인지 분통이 터진다"고 개탄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KBS 추석특별기획에 출연해 "지금 이산이 70년인데, 이렇게 긴 세월동안 이산가족의 한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조차 안 준다는 것은 우리 남쪽 정부든 북쪽 정부든 함께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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