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2차전 LG에 5-4 역전승
1-4 뒤진 8회말 박병호 투런 추격
9회 서건창 동점타, 고우석 또 울려
10회 견제 실책으로 1사 3루서 주효상 2루 땅볼 때 김하성 득점
마치 하루 전의 그 장면을 다시 보는 듯했다.
투수의 공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높은 곳으로 몰렸고, 키움 박병호의 방망이는 날카롭게 돌았다. 배트 중심에 맞은 타구는 딱∼ 하는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서울 고척스카이돔의 가장 먼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하루 전과 똑같은 위치에 떨어진 비거리 125m짜리 중월 홈런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어제는 9회말 끝내기 홈런이었고, 이날은 8회말 추격의 불씨를 댕기는 2점 홈런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홈런 모두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정규 시즌 홈런 1위(33개) 박병호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영양가 만점짜리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정규시즌 3위 키움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4위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박병호의 홈런과 연장 10회 주효상의 끝내기 내야 땅볼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달린 키움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키움은 LG 왼손 선발 차우찬의 위력적인 투구에 밀려 제대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박병호조차 차우찬을 상대로 2회와 4회, 6회 등 3번 타석에 들어서 3번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믿었던 키움 선발 투수 요키시는 채 4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키움은 7회초 한현희가 LG 7번 타자 유강남(포수)에게 홈런까지 허용하면서 8회초까지 1-4로 뒤졌다.
하지만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차우찬이 물러난 뒤 상황이 급변했다. 8회말 LG 2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대현이 선두 타자 이정후를 볼넷으로 내보낸 게 양 팀의 희비를 가른 계기가 됐다. 김대현은 다음 타자 샌즈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나나 했지만 다음 타석에는 박병호가 기다리고 있었다.
박병호는 김대현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시속 147km짜리 한가운데 직구가 들어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려 2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기세를 탄 키움 타선은 LG가 자랑하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마저 무너뜨렸다. 3-4로 뒤진 9회말 대타 송성문이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보내기 번트와 내야 땅볼로 만든 2사 3루에서 서건창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동점 적시타를 때렸다. 그리고 연장 10회말 투수 진해수의 견제 실책 등으로 만든 1사 3루에서 주효상의 2루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 김하성이 결승 득점을 올렸다. 동점타의 주인공 서건창은 2차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불과 하루 전 2안타의 부진에 그쳤던 LG 타자들은 이날은 1회부터 3개의 안타를 합작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2회와 3회에도 한 점씩을 더했다. 7회초 정주현의 우중간 2루타로 역대 준플레이오프 통산 6번째로 선발 전원 안타 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찬스 때마다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했다. 이날 LG는 모두 13개의 안타와 5개의 4사구를 얻어내고도 4점밖에 올리지 못해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고우석이 이틀 연속 무너진 것도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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