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서 넘어져 이마 찢어졌지만 해비타트 행사 나와 “1순위 할일”
‘퇴임후 더 사랑받는 대통령’ 꼽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95)이 낙상으로 부상을 입고도 ‘봉사 열정’을 드러냈다.
AP통신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조지아 자택에서 낙상으로 이마가 찢어져 14바늘을 꿰매고도 이날 저녁 내슈빌에서 열린 빈곤층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사랑의 집 짓기(해비타트) 행사에 등장했다. 아내 로절린 여사(92)와 함께 참석했다.
연설에 나선 그는 “넘어지다 모서리에 이마를 박아서 병원에 다녀왔다. 이마를 14바늘 꿰맸고 보시다시피 눈에 멍이 들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1순위로 할 일이 있었다. 이곳 내슈빌에 와서 집을 짓는 것”이라며 “우리(부부)는 이번 주 내슈빌에 지어질 21개 모든 가구의 현관 작업을 도와 이곳의 모든 해비타트 주택에 흔적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일 95세 생일을 맞으며 미국 대통령 출신 가운데 최장수를 기록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2018년 94세로 사망한 조지 부시 대통령이었다.
이날도 카터 전 대통령의 위트는 여전했다.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팀의 야구 모자를 쓰고 온 그는 지팡이를 짚고 무대에서 내려가기 전 “내 모자 봤나? 애틀랜타가 세인트루이스를 3-1로 이겼다”며 골수 야구팬의 면모도 숨기지 않았다.
카터 전 대통령은 백악관 재임 시절보다 대통령 퇴임 후 더 사랑을 받은 인물로 꼽힌다. 퇴임 후 인도주의적 봉사활동에 앞장서 왔으며 1994년 미 대통령 출신으로는 처음 북한을 방문해 당시 김일성 주석을 만나는 등 총 3차례 북한을 찾았다. 국제 분쟁과 인권 문제에 힘쓴 공로로 2002년엔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지난달 카터 센터 정기 발표회에서 “전 세계에 평화가 유지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226년 동안 전쟁을 했다. 평화는 16년뿐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해비타트 봉사를 비롯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올 2월에는 지난해 출간한 자신의 회고록 ‘신념: 모두를 위한 여정(Faith: A Journey for All)’의 오디오 버전을 내 생애 세 번째로 그래미상 최고 낭독앨범상을 수상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다 그래미상 수상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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