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종료시한(11월 22일)을 앞두고 있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가 끝내 파기될 경우 북한의 잠수함 탐지 역량에 치명적인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미 해군참모대학 교수 겸 ‘J.C. 와일리 해양전략’의 석좌인 제임스 홈즈 박사는 8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지소미아 종료는 대(對)잠수함 작전 면에서 한미일 3국에 심각한 손상을 끼친다”고 밝혔다. 한미, 한일 간 양자 정보공유 체계로는 시간 낭비와 커뮤니케이션 착오, 작전의 비효율성을 야기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일 양국이 직접 정보 교류를 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의 사례로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양측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제시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VOA에 “북한 잠수함의 위치 추적은 기밀 정보에 해당돼 지소미아가 종료시 추적에 차질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적외선 위성을 통해 북한 잠수함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착할 수 있지만 대응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다”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MB)의 조기 경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한미일 3국의 연합 대잠수함전을 실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진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소미아 없이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통해 개별적으로 정보를 받도록 한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의 경우 그 대상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에 제한돼 있어 대잠수함 작전을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은 한미일 3국 간 협력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국무부는 이날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방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의 양자 및 3자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비건 대표는 완전한 비핵화 및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한미, 미일, 그리고 한미일 3국간 지속적인 긴밀한 대북 조율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관계를 감안한 듯 3국 간 긴밀한 조율을 강조했다.
한미일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들이 회동한 것은 지난달 24일 뉴욕에서 유엔총회 개최를 계기로 만난 이후 2주 만이다. 한일 갈등 속에서도 이 본부장과 다키자키 국장이 한일 양자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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