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6번 감사 표시한 文대통령…경제극일로 ‘조국 정국’ 넘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0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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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우리 삼성이 가전에 이어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언제나 세계에서 앞서 나가고 있고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주고 계셔서 늘 감사하다.”

10일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삼성 공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7월 인도 노이다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 올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하지만 삼성에 대한 격려 수위는 앞선 두 차례의 방문 때보다 더 과감해졌다. 민생경제와 경제극일(克日)은 물론 ‘조국 정국’을 전환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업 기(氣)살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13조10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발표한 삼성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 경제의 튼튼한 기반이 되겠다”고 화답했다.

● 삼성에 6번 감사 표시한 문 대통령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삼성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며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주신 이재용 부회장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양승조 충남도지사 등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이 부회장의 이름을 직접 언급한 것도, 이 부회장에게 감사를 표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삼성과 관련해 6차례에 걸쳐 “감사하다”, “고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시장의 흐름을 제때 읽고 변화를 선도해온 우리 기업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신규투자 협약식은 핵심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과의 화상통화에선 세 차례 “우리 삼성”이라고 지칭하며 “삼성의 혁신 노력에 대해 아주 축하드린다. 삼성전자 지난 분기 실적도 아주 좋았고, 세계 젊은이들이 가장 취업하기 희망하는 기업이라 들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화상통화에서 “부품·소재·장비 특정국 의존도가 높아 수출통제 영향을 받지 않을까 국민들이 걱정 많이 하시는데 이제 걱정 안해도 되느냐”고 묻자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은 큰 목소리로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통화를 마치려는 문 대통령을 “잠시만요”라고 붙든 뒤 태블릿PC 6대를 연결해 하트를 만들어 보여주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강국 초격차를 키워나가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목표인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인용해 정부의 경제극일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 석 달 만에 ‘이순신’ 언급…경제극일로 ‘조국 넘기’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에서 열린 해양신산업 발전전략 보고회에서 해양신산업 분야 인재들이 대한민국을 해양신산업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다짐 퍼포먼스를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에서 열린 해양신산업 발전전략 보고회에서 해양신산업 분야 인재들이 대한민국을 해양신산업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다짐 퍼포먼스를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1시간 가랑 진행된 이날 행사는 문 대통령이 8일 국무회의에서 기업과의 소통을 강조한 뒤 가진 첫 경제현장 방문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검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찬반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 이슈를 전면에 부각시키면서 정국 전환 시도를 본격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방문에 이어 충남 지역경제투어에 나서면서 이날 하루 두 건의 경제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충남 지역경제인들과의 오찬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를 설명하며 “충남에 기쁜 소식을 가져왔다”며 “대한민국 경제의 중추 역할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충남도청에서 열린 ‘해양신산업 발전전략 보고회’에 참석하기 전 방향을 틀어 충남 서산시 해미읍성을 찾아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할 수 있었던 기반을 닦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7월 12일 “전남 주민들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강조한 뒤 석 달 만에 다시 이순신 장군을 언급하며 경제극일 의지를 부각한 셈이다. 이날 행사에 동행한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은 페이스북을 통해 “기업은 부지런히 투자하고 정부는 법과 제도로 응원하고 국민은 박수치는 좋은 현장이다. 각자가 각자의 할 일에 총 매진해 가보자”는 글을 올렸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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