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삼성이 가전에 이어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언제나 세계에서 앞서 나가고 있고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주고 계셔서 늘 감사하다.”
10일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삼성 공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7월 인도 노이다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 올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하지만 삼성에 대한 격려 수위는 앞선 두 차례의 방문 때보다 더 과감해졌다. 민생경제와 경제극일(克日)은 물론 ‘조국 정국’을 전환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업 기(氣)살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13조10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발표한 삼성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 경제의 튼튼한 기반이 되겠다”고 화답했다.
● 삼성에 6번 감사 표시한 문 대통령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삼성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며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주신 이재용 부회장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양승조 충남도지사 등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이 부회장의 이름을 직접 언급한 것도, 이 부회장에게 감사를 표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삼성과 관련해 6차례에 걸쳐 “감사하다”, “고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시장의 흐름을 제때 읽고 변화를 선도해온 우리 기업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신규투자 협약식은 핵심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과의 화상통화에선 세 차례 “우리 삼성”이라고 지칭하며 “삼성의 혁신 노력에 대해 아주 축하드린다. 삼성전자 지난 분기 실적도 아주 좋았고, 세계 젊은이들이 가장 취업하기 희망하는 기업이라 들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화상통화에서 “부품·소재·장비 특정국 의존도가 높아 수출통제 영향을 받지 않을까 국민들이 걱정 많이 하시는데 이제 걱정 안해도 되느냐”고 묻자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은 큰 목소리로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통화를 마치려는 문 대통령을 “잠시만요”라고 붙든 뒤 태블릿PC 6대를 연결해 하트를 만들어 보여주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강국 초격차를 키워나가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목표인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인용해 정부의 경제극일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 석 달 만에 ‘이순신’ 언급…경제극일로 ‘조국 넘기’
1시간 가랑 진행된 이날 행사는 문 대통령이 8일 국무회의에서 기업과의 소통을 강조한 뒤 가진 첫 경제현장 방문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검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찬반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 이슈를 전면에 부각시키면서 정국 전환 시도를 본격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방문에 이어 충남 지역경제투어에 나서면서 이날 하루 두 건의 경제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충남 지역경제인들과의 오찬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를 설명하며 “충남에 기쁜 소식을 가져왔다”며 “대한민국 경제의 중추 역할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충남도청에서 열린 ‘해양신산업 발전전략 보고회’에 참석하기 전 방향을 틀어 충남 서산시 해미읍성을 찾아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할 수 있었던 기반을 닦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7월 12일 “전남 주민들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강조한 뒤 석 달 만에 다시 이순신 장군을 언급하며 경제극일 의지를 부각한 셈이다. 이날 행사에 동행한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은 페이스북을 통해 “기업은 부지런히 투자하고 정부는 법과 제도로 응원하고 국민은 박수치는 좋은 현장이다. 각자가 각자의 할 일에 총 매진해 가보자”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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