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술치료의 명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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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치료, 이것만은 알아야]

이수찬 창원힘찬병원 대표 원장
이수찬 창원힘찬병원 대표 원장
우리나라처럼 척추 비수술치료가 발전된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형 척추 비수술치료’가 주목 받으며 선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척추 비수술치료란 말 그대로 절개수술을 하지 않는 치료법이다.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 신경주사, 도수치료, 한방치료 등 다양한 비수술적 척추치료를 통칭한다.

척추 비수술치료가 주목받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수술에 대한 과도한 규제 탓도 있다. 수술을 성급하고 과하게 한다는 이유로 ‘과잉진료’라 판단하고 수술을 규제하게 되었다지만 너무 과한 규제 탓에 비수술치료가 성행하는 결과로 이어진 측면도 일부 있다.

몇몇 의사 얘기를 들어보면 본인이 의사로서의 양심과 소신대로 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과잉진료로 판단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는 수술을 한 의사로서는 참으로 억울한 일이다. 그로 말미암아 추후 치료를 선택하는 데 위축되어 결국 환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

과정이야 어떻든 현재 한국에서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법이 발전하고, 시술 테크닉 역시 세계에서 손꼽히는 정도에 이르게 된 것이다. 수술에 대한 규제가 비수술치료법이 발전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아이러니하다.

수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를 시도하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비수술치료는 고령이나 만성질환 등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통증을 감소시키고 기능을 개선하는 데 적지 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환자에 따라 굳이 시술을 할 필요 없이 약 복용과 간단한 물리치료만으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병원 접근성이 좋아 비수술치료법을 마치 쇼핑하듯 쉽게 생각하는 환자들을 간혹 보게 된다. 전문의의 진료결과를 듣기도 전에 “OOO 비수술치료를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환자들도 있으니 말이다. 여기에 무분별한 의료광고도 한몫을 한다. 마치 하나의 치료법으로 모든 척추 질환을 낫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광고도 있어 환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이러한 치료들은 비용부담이 다소 높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하고 나에게 맞는 치료인지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본인에게 맞는 치료가 다르기 때문에 척추치료에 정답은 없다고 한다. 무조건적인 비수술치료를 고집하기보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시술, 수술이라는 정상적인 단계를 거치면서 단계별로 비수술이든 수술이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수찬 창원힘찬병원 대표 원장
#관절염 치료#비수술치료#척추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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