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의 온라인 광고가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의혹 때문이다.
유니클로는 이달 2일 일본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플리스 25주년 대화 30초. 유니클로 2019 가을/겨울’(フリース25周年 Conversation 30sec. UNIQLO 2019 Fall/Winter)이라는 제목의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30초 분량의 이 광고에선 98세 패션 컬렉터 할머니와 13세 패션 디자이너 소녀가 이야기를 나눈다. 대화 내용은 이렇다. 할머니의 패션을 본 소녀는 “정말 놀랍다”며 감탄한다. 그러면서 “제 나이 때는 옷을 어떻게 입으셨나요?”(How did you use to dress when you were my age?)라고 질문한다. 그러자 할머니는 “맙소사! 그렇게 오래된 건 기억하지 못해!”(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라고 답한다.
해당 광고는 15초 분량으로 편집돼 지난 10일 유니클로코리아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공개됐다. 문제는 ‘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이라는 대사가 국내편 광고 자막에서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번역됐다는 점이다.
국내 누리꾼들은 이 같은 번역이 일제강점기 시대의 위안부 피해자들을 조롱한 것이라고 봤다. ‘80년도 더 된 일’은 1939년 이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e-역사관’에 따르면, 위안부는 일본이 전쟁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설치한 ‘위안소’에 강제동원되어 일본군의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한 여성을 의미한다. 그 시기는 일본이 만주사변을 일으킨 1931년부터 태평양전쟁에서 패전한 1945년까지다.
물론 광고 속 두 사람의 나이를 고려하면, 할머니가 소녀의 나이일 때는 85년 전이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대사에도 없는 내용(‘80년도 더 된 일’)을 굳이 번역해 넣었다는 점과 ▲위안부 피해자들을 조롱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할머니와 소녀의 나이를 설정했을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논란과 관련해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고 있는 에프알엘(FRL)코리아 측은 “해당 부분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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