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세다대 강연서 해법 제안… “양국 기업 기금에 국민성금 더하고
화해치유재단 잔액 60억도 포함… 재단에 한국정부도 출연 조항”
문희상 국회의장(사진)이 5일 저녁 일본 도쿄 와세다대에서 특별 강연을 갖고 “한일 갈등을 근원적이고 포괄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강제징용 및 위안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 기업 및 국민들의 기부금에 위안부 화해치유재단의 잔액 60억 원을 더해 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를 함께 돕겠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양국 기업의 기부금으로 기금을 조성하되 양국 국민의 민간 성금을 더하고 화해치유재단의 잔액까지 포함하는 것”이라며 “기금을 운영하는 재단에 한국 정부가 출연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안은 한국 정부가 6월 일본 정부에 제안한 ‘1(한국 기업)+1(일본 기업)’ 해법에 양국 국민의 성금이 ‘알파’로 더해진 형식이다. 특히 그는 7월 해산된 화해치유재단의 잔액 60억 원까지 포함시키겠다며 “이를 위한 근거 조항을 법으로 만들어 징용 피해자인 원고 측에 위자료를 지급하면 일본 배상 책임이 변제된다. 민사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있어 논란을 종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구인 부산과 아베 신조 총리의 지역구인 시모노세키를 오가는 연락선 위에서 이뤄지는 정상회담을 상상해 보자”며 “그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철회와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원상복구하자. 또 입법을 통해 (징용) 현안까지 해결하는 대타결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후 질의응답에서 “내 제안은 지금껏 나온 여러 안을 담은 최종안”이라며 “강제징용과 위안부 모두 한일이 공유해 온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의 문제에 해당한다”고도 밝혔다. 문 의장은 2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왕의 사죄가 필요하다’는 자신의 발언을 또 사과했다. 그의 네 번째 사과다. 문 의장의 사과 도중 2012년 서울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했던 극우 인사 스즈키 노부유키(鈴木信行) 측 일행이 “아키히토(明仁) 상왕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라”며 고함을 쳤다. 일본 경찰은 우익 시위를 우려해 와세다대로 통하는 골목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학교 밖에서는 우익 차량 1대가 확성기로 한국을 비난했지만 큰 소동은 빚어지지 않았다. 이날 강연장에는 양국 취재진과 와세다대 학생 300여 명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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