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의 문자 투표 조작 파장이 일본 한류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이번 사태로 프로그램이 배출한 한일합작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의 현지 활동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1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이즈원은 일본 연말 최대 가요제인 NHK ‘홍백가합전’의 출연자 물망에 올랐다 취소될 상황에 놓였다. 현재 상황에서 이들의 출연을 강행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NHK는 하락 추세인 시청률을 다시 올리고 젊은 시청자들도 끌어들일 목적으로 아이즈원 출연에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연속 ‘홍백가합전’에 출연한 트와이스를 이을 차세대 걸그룹으로 주목할 만큼 이들의 활약상에 기대를 걸었다. 아이즈원은 현지에서 ‘홍백가합전’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아사히TV ‘뮤직스테이션’의 ‘단골’ 게스트로 참여했으며, NHK 교육채널의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은 “‘홍백가합전’ 출연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듀스48’ 제작진의 투표 결과 조작에 따라 NHK의 이런 계획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12명으로 구성된 아이즈원의 멤버 가운데에는 미야와키 사쿠라, 야부키 나코, 혼다 히토미 등 3명의 일본인이 속해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 제작진의 부정으로 자국 멤버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프로듀스48’은 일본 최대 걸그룹 AKB48에서 제목을 따오고 일부 관계자가 제작에 참여한 바 있어 향후 또 다른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현재 ‘프로듀스 101’ 시즌2의 일본 버전인 ‘프로듀스 101 재팬’이 현지 지상파 채널인 TBS가 9월부터 방송 중이다. ‘프로듀스 101’의 제작사 CJ ENM은 2017년 방송 이후 올해 여름 포맷을 판매하고 제작 지원에 참여했다. 일각에서는 ‘프로듀스48’과 ‘프로듀스X101’ 제작진의 부정행위가 이뤄진 뒤 포맷을 수출했다는 점에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CJ ENM 측은 11일 “포맷 수출에 따른 가이드 형식의 제작 지원”이라며 “국내 버전과는 투표 방식 등 세부적인 내용에서 차이가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