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면 대학별로 수시 면접이 진행된다. 대학들은 면접을 통해 ‘이 학생이 우리 학교에 잘 적응해 공부할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을 구하려 한다. 수험생들은 예상 질문과 답변할 내용을 미리 정리해 충분히 연습해야 한다.
면접은 크게 두 가지다. ‘제시문 활용 면접’은 대학이 사전에 출제한 제시문을 통해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이다. 너무 어렵다는 평가가 많고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우려 탓에 최근 들어 시행이 줄어들고 있다. 요즘은 ‘서류 확인 면접’을 많이 활용한다. 지원자가 제출한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내용을 통해 학생의 논리적 사고력과 표현력을 평가하기 위한 질문을 많이 한다.
6개 대학(건국대 경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이 올해 출간한 ‘학생부종합전형 101가지 이야기’ 내용과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의 조언을 받아 서류 확인 면접 대비법과 기출문제를 알아봤다.
○ 주요 활동 내용과 지원 동기 말하기 연습
서류 확인 면접은 자신이 제출한 자소서와 학생부 안에 질문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자소서와 학생부 내용을 완벽하게 알고 외워야 한다. 평가자 관점에서 서류를 보면서 어떤 걸 궁금해할지 뽑아 정확하게 대답하는 연습이 좋다. 선생님이나 부모님, 친구에게 문제를 내달라고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면접은 보통 가벼운 인사로 시작해서 지원 동기를 묻는다. 자기소개와 함께 해당 대학과 전공에 왜 지원했는지를 1분 내외로 반드시 정리해둬야 한다. 만약 자소서에 지원 동기를 이미 적었다면 그 내용을 그대로 말하기보다 면접관 인상에 남도록 다르게 표현하는 게 좋다.
대학이 알고 싶은 건 지원자의 학업 역량, 전공 적합성, 인성이다. 학업 역량 평가는 지원자의 교과 성적, 학년별 성적 변화, 과목 간 편차, 학업 관련 탐구활동, 교과 관련 교내 수상 경력, 독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다음은 이와 관련된 기출문제 중 하나다. “‘문학과 문화의 소통 단원에서 ‘상행’을 배우고 근대화의 이면과 소시민적 삶을 반어적 표현을 통해 나타낸 점에 주목해 미래 귀농 추세의 증가를 주제로 ‘하행’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재창작함’이라고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기록돼 있는데 재창작한 작품에는 어떤 내용을 담았나요? 친구들의 평가는 어떠했나요?”
우 팀장은 “재창작한 작품의 주제를 왜 미래 귀농 추세의 증가로 잡았는지, 해당 작품을 쓰기 위해 어디서 어떤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여 내용으로 풀어냈는지 일련의 과정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로 인해 자신의 학업 역량이 성장했고 성적도 올랐으며 주변 친구들에게도 좋은 영감을 주었다는 등 긍정적인 내용을 강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 전공에 대한 준비와 열정 중요
전공 적합성 평가는 지원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어떤지, 전공이나 진로를 정하고 어떤 노력과 준비를 해왔는지 등을 확인한다. 전공 지식을 확인하는 수준은 아니고 지원 동기와 적성을 주로 확인한다. “‘△한국의 CSI(표창원) △디케의 눈(금태섭) △세상을 바꾼 법정(마이클 리프) △판사 유감(문유석) △확신의 함정(금태섭) △헌법의 풍경(김두식) △숨겨진 심리학(표창원) △화형법정(존 딕슨) △법은 왜 부조리한가(레오 카츠) 등 읽음’이라고 독서 활동 상황에 기록돼 있는데 법률과 관련된 독서와 학교에서 배운 교과 공부를 바탕으로 법의 필요성과 한계에 대해 말해보세요. 법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라고 묻는 기출문제도 있다.
자소서에는 책 제목과 저자만 적혀 있으므로 일차적으로는 책을 정말로 읽었는지 확인하려는 질문이다. 독서 활동에 기재한 책과 전공 관련 책을 몇 권 선정해 두는 게 좋다. 면접관은 줄거리를 물어보는 경우는 드물기에 기억이 안 난다고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을 것까지는 없다. 그보다는 감상, 인상 깊었던 부분, 읽은 이유 등 ‘책을 읽은 나’의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좋다.
인성평가는 교과 수업이나 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 등을 통해 얼마나 학교생활에 충실했는지, 친구들과 학교생활을 하며 나눔·배려·협력은 어느 정도 실천했는지를 본다. 수업 활동이나 수행평가 준비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학교(급) 임원으로 활동하며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교내 문제 상황에서 어떻게 소통·협력했는지 등을 평가한다. 대학 측은 “인성 자체로 합격·불합격을 결정하지는 않는데 사범대나 교대에서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