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에서 3선을 한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며 “무너지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를 살리는 마음으로 우리 다 함께 물러나자”라고 말했다.
한국당 내부에서 중진으로 분류되는 3선 의원 중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김 의원이 처음이다.
김 의원은 “정치권에서 ‘만성화’를 넘어 이미 ‘화석화’ 된 정파 간의 극단적인 대립 구조 속에 있으면서 ‘실망-좌절-혐오-경멸’로 이어지는 정치 혐오증에 끊임없이 시달려왔음을 고백한다”며 “이제는 정치에서 그칠 때가 됐다. 권력의지 없이 봉사정신만으로 이곳에서 버티는 것이 참으로 어렵게 된 사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창조를 위해서는 먼저 파괴가 필요하다.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 완전한 백지 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며 “지금 (한국당에) 계시는 분들 중에 존경스러운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대의를 위해서 우리 모두 물러나야 할 때다. 우리가 버티고 있을 수록 이 나라는 위태롭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황교안 당 대표님, 나경원 원내대표님, 열악한 상황에서 악전고투하며 당을 이끌고 계신 점 경의를 표한다. 훌륭하신 선배, 동료 의원님들 감사하고 존경한다”면서도 “그러나 정말 죄송하게도 두 분이 앞장서시고 우리도 다 같이 물러나야 한다. 미련 두지 말자”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현실이다. 한 마디로 버림받은 것이다. 비호감 정도가 변함없이 역대급 1위”라며 “감수성이 없고, 공감 능력이 없고, 그러니 소통 능력도 없다. 세상 바뀐 걸 모르고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섭리다. 섭리를 거스르며 버티면 종국에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남은 6개월여의 임기 동안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여의도 연구원장으로서, 금정구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더욱 열심히 의정활동에 임하겠다”며 “그리고 원래 제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간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공적 책무감을 간직하며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데 늘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임 전 실장도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먹은 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총선 불출마를 시사했다.
86그룹 대표 주자인 임 전 실장은 내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나 중구·성동을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날 임 전 실장은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00년에 만 34세 나이로 16대 국회의원이 되고 어느새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환희와 좌절, 그리고 도전으로 버무려진 시간이었다”며 “그 중에서도 대선 캠페인부터 비서실장까지 문재인 대통령님과 함께 한 2년 남짓한 시간은 제 인생 최고의 기쁨이고 보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 예나 지금이나 저의 가슴에는 항상 같은 꿈이 자리 잡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번영. 제겐 꿈이자 소명인 그 일을 이제는 민간 영역에서 펼쳐보려 한다. 서울과 평양을 잇는 많은 신뢰의 다리를 놓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제 인생에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나누고 싶다. 50 중반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게 두렵기도 하다”면서 “잘한 결정인지 걱정도 된다. 하지만 두려움을 설렘으로 바꾸며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향해 뛰어 가겠다”고 부연했다.
임 전 실장이 언급한 ‘민간 영역에서의 통일 운동’은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에서의 활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은 2014년 이 재단을 설립하고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이 재단은 남측 방송을 대리해 대한민국 내 북한 저작물 이용의 저작권료를 북한에 지불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한편 이날 여야를 막론하고 중량급 인사들인 두 정치인이 잇따른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인적 쇄신론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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