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알리바바 맞설 ‘AI 연합전선’ 온다
네이버-소프트뱅크, 라인·야후재팬 경영통합 기본합의서 체결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업체인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야후재팬이 18일 인공지능(AI) 기반의 연합전선 구축을 공식화했다. 양사는 미국의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와 중국의 BATH(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에 맞서 검색부터 메신저, 온라인쇼핑, 금융 등에 이르는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과 중국이 주름잡고 있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패권에 맞서 인공지능(AI) 연합전선 구축을 공식화했다. 양 사는 18일 각 사의 자회사인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을 다음 달부터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검색 서비스부터 온라인 메신저, 인터넷 통신, 금융에 이르는 폭넓은 사업을 전개하는 이용자 1억 명 규모의 거대 디지털 플랫폼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날 양 사는 각각 50%의 지분을 갖는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이 회사가 라인과 야후재팬의 지주사인 ‘Z홀딩스’의 주주로 올라서는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개매수를 통해 양 사가 현 라인 주식 전부를 취득한 뒤 이를 상장 폐지하고, 라인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는 별도로 Z홀딩스 아래 따로 두기로 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대표와 가와베 겐타로 Z홀딩스 사장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 최고 AI 기술 연합체이자 세계를 설레게 하는 최강의 원팀 ‘야후라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다음 달 본계약 체결 이후 본격적인 통합 작업에 돌입해 내년 10월 안에 통합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양 사는 통합이 마무리되는 대로 AI를 중심으로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기술 개발 분야에 연간 1000억 엔(약 1조700억 원) 규모의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이번 통합은 미중 ‘ICT 공룡’에 맞서기 위해 모바일과 포털을 아우르는 압도적인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손 회장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에게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GIO도 6월 국내 한 학회에서 “정보기술(IT) 제국주의에 저항했다가 살아남은 회사로 기억되고 싶다”, “연합군이 필요하다”라고 밝히는 등 미국의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와 중국의 BATH(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에 대항할 파트너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양 사 대표는 “미국 A사(구글) 직원은 9만9000명, 중국 A사(알리바바)는 10만2000명으로 인재가 넘치는데 야후재팬과 라인은 합쳐도 1만9000명에 불과하다”며 ‘연합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ICT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플랫폼과 웹툰 등 콘텐츠 부문에 강점을 가진 네이버와 자본력과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소프트뱅크가 결합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협력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온라인쇼핑과 모바일 간편결제 분야는 양 사가 가장 먼저 협력 사업을 펼칠 분야로 꼽힌다.
의류 온라인쇼핑몰인 조조(JOJO) 등을 산하에 둔 야후재팬의 온라인쇼핑몰의 일간 거래액은 약 1조9400억 엔(약 20조7400억 원·2018년 기준)이다. 이는 일본 온라인 결제금액 기준 3위이다. 여기에 최근 젊은층에 호응을 얻고 있는 ‘라인쇼핑’까지 합류하면 2위 사업자인 아마존재팬(거래액 약 29조4000억 원)을 충분히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두 회사의 경영통합이 성사되기까지는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이라는 막판 변수가 남아있다. 일본 언론들은 “개인 데이터의 과점화를 우려하는 지적이 적지 않아 실제 승인이 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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