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제시안, 美요구 부응못해”… 韓 “美측이 먼저 자리 떠 협상 파행”
서로 책임 돌리며 첫 공개 파열음
내년도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정하기 위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3차 협상이 한미 간 현격한 이견으로 결렬됐다. 1991년 SMA 논의가 시작된 이래 한미가 동시에 협상 파행을 공개 선언한 것은 처음이어서, 약 5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측 요구를 놓고 한미 간 파열음이 본격적으로 일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18, 19일 서울에서 분담금 협상을 갖기로 했고 19일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협의키로 했지만 시작한 지 90분 만인 오전 11시 30분경 종료했다.
협상 결렬 직후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금 협상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이 제시한 제안은 공정하고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위한 우리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not responsive)”며 “한국 측에 재고할 시간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은보 정부 협상대표는 2시간 뒤 외교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것은 미국 측이 먼저 (협상장에서) 이석을 했기 때문”이라며 협상 결렬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이어 “미국 측의 전체적인 제안과 저희가 임하고자 하는 원칙적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도 “미국은 새로운 항목 신설 등을 통해 방위비분담금이 대폭 증액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우리는 지난 28년간 한미가 합의해 온 SMA 틀 내에서 상호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47억∼50억 달러를 오가는 액수를 제시했고 한국도 구체적인 금액을 담은 역제안(counter proposal)을 해주길 원했으나 우리 정부가 반응하지 않고 기본적인 원칙만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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