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9일(현지 시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끝내 타결되지 못하면 주한미군 감축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며 압박 강도를 한층 높였다.
한국에 이어 필리핀을 방문 중인 에스퍼 장관은 필리핀 국방장관과 공동 기자회견 중 ‘연말까지 방위비 분담금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반도에서 군대 감축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우리가 할지도, 하지 않을지도 모를 일에 대해 예측하거나 추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국방부가 웹사이트에 올린 기자회견 동영상 및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는 ‘SMA(방위비 분담금특별협정)에 대해 말하자면’이라는 전제를 달고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분담금 협상과 주한미군 감축이 사실상 연계돼 있다는 점과 함께 ‘할지도 모를 일’이라는 묘한 뉘앙스를 남김으로써 주한미군 감축의 여지를 열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퍼 장관은 이어 “며칠 전에도 공개적으로 말했듯이 한국은 부유한 나라”라며 “그들은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국무부가 (협상) 논의를 주도하고 있고, 이 논의들은 유능한 (국무부) 사람의 손에 있다고 확신한다”며 “더 이상의 내용에 대해서는 국무부가 세부적인 사항을 해결하도록 남겨두겠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같은 날 한국에서 열린 한미 방위비 분담금 3차 협상이 결렬된 직후에 나왔다. 미국이 당장 주한미군 감축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이에 대한 불확실성을 거론하면서 한국을 압박하는 지렛대로 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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