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 분쟁
동영상 트래픽 90% 차지 유튜브, 국내 통신망 쓰면서 한푼도 안내
국내기업만 부담해 역차별 지적
페이스북, 구글에 이어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까지 국내 이동통신사와 망 사용료 분쟁에 들어갔다.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뿐만 아니라 국회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통신사와 글로벌 콘텐츠기업(CP) 간 샅바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내년 2월 중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 사용료 협상 중재 의견을 내야 한다. SK브로드밴드가 최근 트래픽이 폭증해 관리 비용이 높아졌는데도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협상을 거부한다며 분쟁조정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그에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다음 달 초 구글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나 그에 준하는 임원이 출석하는 ‘구글 청문회’에서 망 사용료 관련 입장을 요구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국내 통신사와의 망 사용료 협상 과정에서 고의로 접속 경로를 우회해 방통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자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망 사용료는 소비자들이 카카오톡이나 유튜브 등 ICT 서비스를 사용할 때 통신망을 이용하게 되므로 이 통신망에 대한 구축·유지 보수비용을 통신사가 전부 부담하지 않고 해당 서비스 제공 기업이 일부 분담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국내 통신사들은 그간 협상이 용이한 국내 ICT 기업들을 위주로 망 사용료를 받아온 반면 협상에 응하지 않는 글로벌 기업한테는 거의 받지 못했다. 단적으로 네이버가 2016년 734억 원을 망 사용료로 낸 데 비해 페이스북은 같은 해 약 150억 원을 지불했다. 유튜브는 국내 전체 동영상 트래픽의 90%가량을 발생시키는데도 망 사용료는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이들의 해외 행보가 다르다는 점도 통신업계와 국회의 주요 지적 내용 중 하나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구글과 넷플릭스, 페이스북 모두 미국에선 주요 통신사들에 망 이용 대가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리 감독이 강력한 프랑스나 독일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구글과 넷플릭스가 사용료를 내고 있다.
한편 국내 ICT 기업들은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와 더불어 국내 통신사의 망 사용료 산정 기준 자체에도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국내 CP들의 국내와 국제 회선 사용계약 사례를 조사한 결과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국내에선 망 사용료가 연평균 4.1%씩 오른 데 반해 국제 회선은 39.4%씩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럼 측은 “해외에선 기술 발전과 초기 투자비용 회수, 사업자 간 경쟁 등으로 망 사용료 하락이 일반적인데 국내 통신사들은 오히려 사용료가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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