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와 취준생 등 50명 대화
“청년층 고용률 좋아진다”는 말에 참석자 “통계오류, 質은 외면” 반박
“고용지표가 나아지고 있다지만 통계 오류라고 봅니다. 20대가 가고 싶은 일자리는 감소하고 노인 초단시간 아르바이트 자리가 늘어났습니다.”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국민대에서 열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한 청년이 이렇게 말했다. 이 대학 기계공학 전공 3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학생은 “정말 질 좋은 일자리가 양성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느냐”고 이 장관에게 물었다. 앞서 이 장관이 “청년층 고용률과 실업률 지표는 최근 좋아지고 있다”며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중소기업 채용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한 후 청년고용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이날 간담회는 취업준비생과 재직자 등 청년 50여 명에게서 취업 현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자 고용부가 마련했다. 하지만 이 장관의 낙관적인 현실 인식과는 생각을 달리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았다.
경영대에 다니는 이청현 씨(31)는 “정부가 청년 실업 문제를 하나의 숫자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취업난 속에 고시에 도전했다 낙방했다는 이 씨는 “좋은 일자리가 없으니 눈높이를 낮추기 싫은 청년들은 고시나 공무원시험을 본다”며 “일자리의 질을 빼놓고 취업률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노인 취업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인데 청년 취업률은 최하위라고 한다. 정부가 한정된 자원을 노인 일자리에만 사용해 노인과 청년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건강보험공단에 다닌다는 청년도 “공공기관에 가고 싶어 하는 친구는 많은데 취업하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나는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비판적인 지적이 계속되자 이 장관은 “OECD 청년 기준이 15∼24세인데 외국보다 대학 진학률이 높은 한국은 청년층이 대부분 대학에 다니고 있어 취업률이 낮게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오늘 나온 여러분의 지적을 정책에 참고해 청년들이 다니고 싶은 일자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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