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을 비판하는 한반도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햄리 회장(사진)은 26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은 돈을 받고 한국을 지키는 용병이 아니다”며 “아시아에서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과 파트너를 보호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위비 분담금의 액수에 대해 “한국이 현재 분담하고 있는 10억 달러(약 1조1770억 원)는 괜찮은 금액”이라며 “더 낼 수 있다면 환영하지만 한국이 최소한으로 내야 하는 금액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파병을 요청했을 때 한국이 항상 군대를 보냈다는 점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무임승차론’을 비판했다.
햄리 회장은 “한국이 미국에 무언가를 빚지고 있다는 전제로 (협상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리 로크 전 주중 미국대사도 이날 VOA에 “미국은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킴으로써 혜택을 얻고 있다”며 “이는 한국이 제공하는 어떤 기여보다도 비용이 덜 들고 미 본토에 병력을 두는 것보다도 더 적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5배로 증액을 요구한 것이 한미 관계를 해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수전 손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현재 한미 관계가 다소 경색됐고 약간의 ‘빛 샐 틈(some daylight)’이 생긴 것이 사실”이라며 “미국과 한국의 매우 다른 국내 정치적 상황이 양국 간 견해 차이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한미동맹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던 ‘빛 샐 틈 없는’ 관계와 달라졌다는 우려를 내비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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