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공모주 청약 52조 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일 03시 00분


당초 목표금액보다 22조원 많아… 개인 14조-기관투자가 37조 신청
美-유럽 투자자들 관심은 저조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공모주 청약에 443억 달러(약 52조274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 기업공개(IPO)로 확보하려는 자금(256억 달러·약 30조2080억 원)의 약 1.7배에 해당한다.

지난달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루 전에 마감된 사우디 국내 소매투자자 대상 아람코 공모주 청약에 사우디 전체 인구 약 3400만 명의 14.4%인 약 490만 명이 참가했다. 이들의 공모주 신청 금액도 126억 달러(약 14조8680억 원)에 이르렀다. 이달 3일 마감 예정인 기관투자가들의 공모주 신청에는 317억 달러(약 37조4060억 원)가 몰렸다. 사우디 정부는 이번 IPO를 통해 아람코 지분 1.5% 중 1%를 기관투자가들에게, 0.5%를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다.

IPO 업무를 맡은 국제 투자은행(IB)들은 공모주 청약을 신청한 기관투자가 중 10.4%(33억 달러·약 3조8940억 원)만이 해외 기관투자가라고 밝혔다. 해외 기관투자가들은 대부분 중동 국가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우디의 핵심 동맹국이며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가 각각 15억 달러(약 1조7700억 원), 10억 달러(약 1조1800억 원)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 지역에서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투자자들도 6억 달러(약 7080억 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 유럽, 아시아 등 다른 지역 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사우디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을 이유로 꼽고 있다. 당초 사우디는 해외 증시에도 아람코를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타다울(사우디 국내 증시)에만 상장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잦은 변화가 안정성을 중시하는 세계 각국 투자자들에게 문제로 받아들여진 셈이다. 국제금융 전문가는 WSJ에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은 아람코의 국제 증권거래소 상장 포기 결정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는 아람코 IPO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을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네옴 등 메가시티 개발’과 ‘산업 다변화’ 등 개혁·개방 프로젝트에 투입할 계획이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국영 석유회사#아람코#공모주 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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