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인공지능(AI)이 아니라 ‘생활환경지능’을 갖춘 AI가 중요합니다. ‘인간과 함께 상호 교류하며, 인간을 얼마나 이롭게 하느냐’와 관련된 AI가 향후 연구의 핵심 열쇠가 될 겁니다.”
지난달 28, 29일. 프랑스 과학도시 그르노블에 위치한 네이버랩스유럽(NLE)에 모인 세계적 AI, 로봇 연구자들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NLE는 로봇, 자율주행, 머신러닝(기계학습) 등 AI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소로 꼽힌다. 네이버는 2017년 미국 기업 제록스로부터 연구소를 인수했고, 26개국 과학자 110명이 AI와 로봇을 연구하고 있다.
양일간 열린 ‘로보틱스를 위한 인공지능’ 워크숍에서는 ‘AI가 인간에게 어떤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지’를 주제로 치열한 토론이 펼쳐졌다. 코르델리아 슈미드 프랑스 국립컴퓨터과학자동화연구소(INRIA) 연구총책은 “AI와 로봇이 도움이 되려면 식사 준비나 가구 조립을 해야 하지만 이는 여전히 현재 기술로는 어렵다”며 “AI 로봇이 여러 동작을 스스로 조합할 수 있게 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크 폴레피스 스위스 취리히공대 교수는 여러 이미지가 겹친 현실을 AI가 어떻게 인지하고, 로봇 신체로 반응하는지를 설명했다. 그는 사진 이미지를 3차원(3D)으로 자동 전환하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 로봇공학자로 유명한 김상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부 교수와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도 참여했다. 이들 역시 스스로 적절히 대처하는 AI의 ‘반응성’을 강조했다. 현재 AI는 앞에 컵이 있다면 이를 인식하는 수준이다. 인식한 컵을 로봇 손으로 집어 물을 따르게 하는 동작은 공장처럼 정해진 특정 환경에서는 가능하지만 그때그때 상황이 바뀌는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랩스 기술고문인 김 교수는 “두뇌인 AI와 로봇의 신체를 연결하는 중간 영역 개발 등 AI 로봇 연구의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