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알선-차 대여장소 등 규제… 공정위 “경쟁제한 우려” 반대 의견
본회의 통과땐 현행 방식은 ‘불법’… 1년뒤 시행… 6개월간 처벌유예
타다측 “국민편익 측면 안타깝다”
소위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의 첫 문턱을 넘었다. 이 법안이 이달 중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돼 공포되면 1년 6개월 후부터는 현행 방식으로는 타다가 운행할 수 없게 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5일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교통소위)를 열어 올해 10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법안의 주요 내용은 현재 타다가 운행 근거로 삼고 있는 차량 대여사업자의 운전자 알선 예외 규정을 엄격히 하고, 플랫폼 운송사업자를 제도화한 것이다.
현행 여객법 시행령 18조에는 렌터카 사업자가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는 예외조항으로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차를 임차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타다는 이 조항을 활용해 11인승 이상의 승합차인 카니발을 승객에게 단시간 대여해 주면서 기사도 알선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하지만 개정안에는 시행령에 있던 예외조항을 상위법인 여객법으로 끌어올리고, ‘관광 목적으로 대여 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 또는 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라는 조건을 추가했다. 현재 서울 및 수도권에서 영업 중인 타다의 운행 방식을 원천적으로 금지한 것이다. 그 대신 플랫폼 운송사업자 규정을 신설해 사회적 기여금 형태의 플랫폼 면허 비용을 내면 법적 테두리 안에서 운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날 국회의 ‘타다 금지법’ 논의에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실상 반대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4일 국회와 국토부에 제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정위는 의견서에서 “특정 형태의 운수사업을 원칙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경쟁 촉진 및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타다의 영업 방식을 금지한 여객법 34조 조항을 문제 삼았다. 또 플랫폼 운송 사업의 요건인 자동차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소유만을 뜻하는지, 리스 또는 렌터카를 통한 확보도 가능한 것인지 등 의미가 명확하지 않고 플랫폼 사업자에게 업무 기간을 한정해 허가해주는 조항도 신규 서비스 진입을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토부는 “공정위 의견 중에 플랫폼 사업자의 업무 기간을 제한하지 말라는 지적을 수용해 실제 개정안에서 이 규정은 빠졌다”며 “자동차 확보는 반드시 매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추후 시행령에서 택시, 플랫폼 업계와 논의를 거쳐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검찰 기소를 당한 타다 측은 이날 타다 금지법의 소위 통과에 사면초가로 내몰린 분위기다. 이대로 법안이 통과되면 회원 수 150만 명을 둔 타다는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입법파산’의 1호 대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타다 측은 “국민 편익과 경쟁 활성화를 위해 공정위를 비롯해 다양한 의견이 제안됐음에도 ‘타다금지법안’이 소위를 통과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앞으로 남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의원들이 국민의 편익과 국가 미래를 위한 대승적인 관점에서 현명하게 판단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법안 심의 과정에서 국토부가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플랫폼 업계의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행 시기는 공포 후 6개월에서 1년으로 더 연기됐다. 여기에 시행 후 6개월의 처벌 유예기간을 추가로 부여해 실질적으로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보장키로 했다. 여객법 개정안은 6일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빠르면 이달 말에 공포가 가능해 2021년 7월경부터는 현행 방식의 타다는 불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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