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요인 강조한 정부와 달라
“주요국 물가 상승속 한국만 둔화… 반도체 경기 내년 중반부터 회복”
국내 경기의 부진이 최근 물가상승률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정부가 복지 확대와 유가 하락 등 공급 요인을 강조하며 저물가를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한 것과 달리 한은은 소비와 투자 위축 같은 수요 부진의 영향이 크다고 본 것이다.
한은은 12일 내놓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가격 등락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배경을 분석했다.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은 0%대에 머물고 있다.
한은은 2012∼2015년에는 물가 하락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었지만 2017년 이후에는 주요국의 물가상승률은 오른 반면 한국은 둔화했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10월 미국(2.3%) 영국(1.7%) 독일(1.6%) 등 주요 선진국의 근원물가 상승률은 1∼2%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세금, 복지, 공공서비스 등 관리물가가 두 시기(2012∼2015년, 2017년 이후) 모두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여기에 수요 부진이라는 요인이 더해지면서 물가 하락세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한은은 “최근 물가 하락은 국내 요인이 근원물가 상승률 둔화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은은 근원물가 상승률이 2021년부터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한은은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내년 중반부터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