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요구한 미군 순환배치 비용 1조원 육박… 정찰기-사드도 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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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 원하는 방위비 진짜 비용은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의 미국 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18일 5차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50억 달러’가 최종 합의 금액이 아닐 거라면서도 한미가 현재까지 의견 접근을 본 금액 수준은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로선 드하트 대표의 발언과 그 행간을 짚어보며 개략적으로 추산할 수밖에 없다. 그는 시종일관 한국 방어와 직결되는 ‘진짜 비용(real costs)’을 반영해 SMA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면서 이는 부당한 요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 순환배치 비용을 콕 찍어 언급했다.

군 안팎에선 일단 이 비용이 가장 큰 비중 중 하나를 차지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주한미군은 ‘한국 방어 전용 부대’인 만큼 순환배치 비용 상당 부분을 한국이 대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 본토에서 1개 전투여단(6000명 안팎)을 9개월마다 한국에 순환배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무엇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만약 병력 인건비와 무기장비의 감가상각 및 운영유지비는 물론 훈련비와 수송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최소 수천억 원에서 최대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역외 정찰자산의 한반도 전개비용도 포함될 것이 유력하다. 특히 주일미군 기지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감시차 한국에 날아오는 최첨단 정찰기 관련 비용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미국은 북한의 고강도 도발 위협에 맞서 리벳조인트(RC-135W) 등 주력 정찰기를 거의 매일 한반도 상공으로 보냈다.

올 6월 중순 주한미군 순환배치 임무를 위해 미 본토에서 부산항으로 들어온 미 제1기병사단 제3기갑여단 소속 장갑차 등 기갑 전력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올 6월 중순 주한미군 순환배치 임무를 위해 미 본토에서 부산항으로 들어온 미 제1기병사단 제3기갑여단 소속 장갑차 등 기갑 전력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군 소식통은 “이는 한국 방어를 위한 정찰 활동인 만큼 미 본토에서 일본을 거쳐 한국에 전개되는 비용과 운영유지비 일체를 SMA에 넣자고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 정찰기의 1차례 전개비용은 적용 기준에 따라 수억∼수십억 원대로 추정된다. 연간으로 따지면 최소 수백억 원이 훌쩍 넘을 수도 있다.

이 밖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북한 핵미사일 방어를 위한 미국의 ‘보완전력’ 비용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부족한 군사 능력의 제공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논리를 고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17년에 사드 배치 비용 10억 달러를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이런 비용을 합치면 미국은 최소 25억 달러 이상을 ‘마지노선’으로 정했을 것”이라며 “나머지 요구액(25억 달러 안팎)은 한국의 미국 무기 구매로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드하트 대표는 협상 최종 타결 시기에 대해 “염두에 둔 특정 날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최대한 빨리 끝내려 열심히 노력 중이고 내년 1월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혀 조기에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한기재 기자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미군 순환배치#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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