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아프대서 돈 줬더니”…‘현대판 장발장’ 실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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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28일 12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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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궁금한 이야기 Y)
(SBS 궁금한 이야기 Y)
문재인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샀던 이른바 '현대판 장발장 부자(父子)'사연이 논란이다.

이 일은 지난 10일 당사자인 A 씨(34)와 그의 아들 B 군(12)이 인천의 한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다가 적발되면서 시작됐다.

부자가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다가 붙잡혔지만 마트 주인이 용서하고 경찰관은 국밥을 사줬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현대판 장발장’사연으로 불렸다. 전국에서 온정의 손길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까지 청와대 회의에서 이 사연을 언급했다.

그러나 A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SBS '궁금한 이야기Y'는 27일 '장발장이 된 남자 그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으로 A 씨의 다른 얼굴을 공개했다. 제작진에게는 해당 사건을 다시 한번 확인해 달라는 제보가 들어왔다. 공개된 CCTV에는 절도 물품 중 소주병들이 보인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엔 지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댓글이 달렸는데, A 씨가 병 때문에 일할 수 없는 게 아니라 택시기사로 일할 때 여러 문제가 불거져 기피 대상이 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뿐만 아니라 게임중독에 절도까지 저지른 전력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제작진은 사실 확인을 위해 A 씨가 근무했던 택시회사를 찾았다. 택시회사 지인은 “내가 아는 그 형은 99%연기다”며 “애가 아픈데 병원비가 없다고 해서 10만원을 빌려줬는데 ‘토토’ 하려고 그런 것이었다”고 말했다. A 씨가 택시기사로 일할 때 손님이 두고 간 휴대폰 파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는 증언도 있었다.

택시회사 관계자도 “영수증 앞의 숫자를 바꿨다”며 “도둑 성향이 좀 있는 사람이다”, “이 회사, 저 회사 다니며 미입금시키고 도망가버렸다”고 주장했다.

PC방에서 방송 제작진을 만난 A 씨는 “친구들이 말도 안 되게 안 좋은 쪽으로만 올려놨다”며 “사납금은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택시 승객이 놓고 간 휴대폰을 챙긴 것에 대해서는 “부수입”이라면서도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나라에서 혜택을 받고 있다. 135만원이 나온다. 어려운 건 맞는데 이렇게까지 유명해질 줄은 몰랐다”며 “후원을 받을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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