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바그다드에서 3일(현지시간)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63)는 이란을 대표하는 장군이다. 그는 이란혁명수비대(IRGC) 최정예로 꼽히는 쿠드스군 총사령관으로서 시리아 내전과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참여하는 등 중동에서 굵직한 발걸음을 남겼다.
솔레이마니는 지난 2018년부턴 이라크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하시드 알사비(PMF) 등 현지 시아파 민병대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미국에 맞서 중동지역 내 이란의 영향력을 지키는 방파제 역할을 한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 그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솔레이마니는 1957년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의 가난한 농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1980년 발발한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젊은 군장교로 주목을 받으면서 승진 가도를 달리게 된다. 20년 전 쿠드스군 사령관으로 취임하면서는 주로 해외에서 군사작전을 담당했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솔레이마니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군사 전략을 조언하는 등 물밑으로 정부군을 지원해왔다. 이라크에선 IS 세력에 맞서 시아파 민병대를 이끌며 탈환 작전에 나섰다. 그는 예멘 후티 반군과 시리아 쿠르드족에도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AFP통신은 “솔레이마니는 이란의 중동지역 영향력을 총괄하는 핵심 설계자였다”며 “그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맞서 싸움을 주도했고,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란의 외교적 영향력을 확장했다”고 전했다.
솔레이마니는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이란 내에서 유명인사로 통한다. 그의 활약상은 이란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되는가 하면 뮤직비디오와 애니메이션 영화에서도 소재로 다뤄졌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케네스 폴락은 솔레이마니에 대해 “중동 시아파에게 그는 제임스 본드, 에르빈 롬멜, 레이디 가가를 합쳐놓은 인물”이라며 “서구 입장에서 본다면 테러를 지원하고, 중동 친미정부를 전복시킨 책임이 있다”고 평가했다.
솔레이마니는 이러한 명성을 바탕으로 한 때 이란 차기 대통령으로 꼽히며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최근 들어서는 이라크 정부 구성에 개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 이어 이날 이라크를 찾았다가 미국의 표적 공습에 사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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