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첫 아카데미상 보인다… 기생충, 6개부문 노미네이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4일 03시 00분


작품상 ‘아이리시맨’ 등과 경쟁… 수상땐 非영어 영화로는 최초
예상못한 미술-편집상도 올라
‘부재의 기억’ 단편 다큐 후보에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 10월 북미 개봉 이후 북미 관객들과 평단을 사로잡은 ‘기생충’의 열풍에 미국 영화의 상징과도 같은 아카데미상까지 흠뻑 빠졌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3일(현지 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로 아카데미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 각본 편집 미술 국제영화상 등 총 6개 부문에 ‘기생충’의 이름을 올렸다.

아카데미 최종 후보 발표를 앞두고 미국 주요 매체들은 ‘기생충’이 작품 감독 각본 국제영화상 등 4개 부문 후보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여기에 미술상과 편집상 후보가 추가되며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냈다. 뉴욕타임스와 AP통신은 송강호의 남우조연상 후보 지명을 예상하기도 했지만 최종 후보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기생충은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결혼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같은 쟁쟁한 작품과 함께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알파벳순으로 지명되면서 가장 마지막으로 호명됐다. 봉 감독은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와 샘 멘데스(1917),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할리우드 거장 감독들과 아카데미 감독상을 두고 경쟁하게 됐다.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한다면 비(非)영어 영화로서는 처음이다. 감독상 부문에서 역대 아시아인 수상자는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이 유일하다. 리안 감독은 ‘브로크백 마운틴’과 ‘라이프 오브 파이’로 감독상을 두 차례 받았다.

각본상 후보로는 봉 감독과 한진원 작가가 올랐고 편집상 후보로는 양진모 편집감독, 미술상 후보로는 이하준 미술감독과 조원우 세트디자이너가 각각 올랐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열린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이달 5일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기생충은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과 평단의 호평에 힘입어 아카데미를 앞두고 주요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감독상 작품상 등을 휩쓸며 수상 가능성을 높여 왔다. 특히 미국 프로듀서조합 작품상, 작가조합상 각본상 후보, 감독조합상 감독상 후보, 배우조합상 캐스팅 앙상블상 등 아카데미 투표권을 지닌 직능 조합이 수여하는 상 후보로 오르며 아카데미 유력 후보로 꼽혀 왔다.

한편 이승준 감독의 세월호 소재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도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기생충#아카데미상#봉준호 감독#부재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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