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대 투자해 국내에 설립 검토
물량 확보-시장확대 이해 맞아… 양사 “다각적 협력 방안 모색”
현대자동차그룹과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19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 회사는 ‘H-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전기차에 들어가는 2차전지의 배터리셀 분야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했다. 양사가 수조 원대를 절반씩 투자해 합작 공장을 국내에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은 2차전지 배터리셀을 조립하는 팩 제조사를 합작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 합작은 안정적인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현대차와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LG화학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최근 ‘2025전략’을 발표하고 2019년 9종이던 전기차 차종을 2025년엔 23개로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미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배터리업체들과 합작사를 세우고 있는 만큼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의 수급 단가를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합작법인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현대·기아차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의 배터리 파트너로 SK이노베이션이 선정된 것도 자극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확대에 따른 배터리 공급 물량을 두고 두 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 현대차는 LG화학과, 기아차는 SK이노베이션과 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특정 업체와의 합작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안정적인 배터리 물량 확보가 우선인 만큼 다양한 협력 형태를 이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LG화학 측은 “현대차와 다각적인 협력을 검토하고 있으나 전략적 제휴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임현석 lhs@donga.com·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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