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참모들과 장시간 회의하던 곳, 檢 고위급 인사뒤 집기교체 지시
새 참모들엔 ‘필요때만 보고’ 메시지
“집무실에 있는 원탁과 의자를 빼주세요.”
이른바 ‘1·8 대학살’로 불리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이후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의 직원들을 불러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시를 받은 대검 직원들은 탁자가 너무 커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지 않자 계단을 통해 원탁과 의자 6개를 8층 집무실에서 지하 창고까지 옮겼다고 한다. 이들은 기존 원탁을 치우고 윤 총장 요청에 따라 이보다 크기가 작은 둥근 테이블 하나만 집무실에 가져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직후 대형 원탁을 치우라는 총장의 지시는 검찰 안팎에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배경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윤 총장께서 짧게 보고 내용만 보고 받을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했다”고 전했다.
대검 신임 참모들에게도 일종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윤 총장이 업무 환경에 변화를 주려 한 것 아니냐” “앞으로 장시간 숙의하기보다는 짧게 보고만 받으려고 하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검찰 고위 인사 전까지 윤 총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대검의 강남일 전 차장검사와 한동훈 전 반부패강력부장, 박찬호 전 공공수사부장, 이원석 전 기획조정부장 등 윤 총장의 대검 핵심 참모진이 모두 교체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 검찰 개혁 방안 등 현안을 놓고 거의 매일 윤 총장과 수시로 장시간 회의를 하던 참모들이었다.
하지만 윤 총장은 13일 새 참모진이 대검에 근무한 이후 ‘개별 사안에 대해 필요시에만 보고를 받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옛 참모들과 자주 갖던 전체회의도 크게 줄고 있다고 한다.
한 검찰 관계자는 “총장께서는 기존 참모진과는 대형 원탁뿐만 아니라 소파에 앉아 장시간 회의를 하곤 했다. 아무래도 총장이 새 참모진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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