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하림(본명 최현우·44)이 외교부 산하 한·아프리카재단과 국제 인도주의 단체 ‘컨선 월드와이드’의 홍보대사가 됐다. 29일 오전 서울 금천구의 음악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여러 나라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음악을 선물하는 일에 박차를 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림은 2001년 히트곡 ‘출국’으로 데뷔하며 ‘천재 싱어송라이터’로 이름을 알렸다. 박정현 박지윤 성시경 린 등의 작사·작곡가로 활동했고 토이(유희열) 이적 윤종신의 앨범에 참여했다. 국내 정상급 하모니카, 아코디언 연주자이기도 하다. 2004년 2집을 낼 무렵 음악의 의미와 뿌리를 찾아 배낭여행을 떠난 뒤 월드뮤직 전도사, 음악 사회활동가로 변신했다.
“10여 년 전부터 아프리카 빈국 아이들에게 기타를 선물하는 ‘기타 포 아프리카’ 프로젝트를 했어요. 재작년, 말라위의 수도 릴롱궤에 갔다가 제가 10년 전 기타를 선물한 아이를 만나 오열했습니다. 그때 그 기타로 음악 공부를 해 가수가 돼 있더군요.”
3년 전부터는 서울 성북구의 이주노동자 무료 진료소 ‘라파엘클리닉’에서 주기적으로 ‘국경 없는 음악회’를 열고 있다.
“다양한 나라의 환우들께 노래할 기회를 드리는 행사예요. 현실에선 힘없는 노동자이지만 음악이 흐르면 눈빛이 변하고 날카로운 춤사위를 펴는 걸 보면 소름이 돋아요.”
하림은 “전쟁에서 이긴 나라는 땅과 부(富)를 갖지만 훌륭한 음악전통은 패자(敗者)에게 돌아간다는 것은 세계 역사의 신비”라고 했다.
우드(아랍) 발랄라이카(러시아) 부주키(그리스) 니켈하르파(스웨덴) 마두금(몽골) 시타르(인도)…. 봉사활동과 여행 경험으로 수백 가지 악기를 다루는 그는 판타지 게임의 음악도 자주 맡는다. 하림은 군 시절 선임으로 윤종신을 만났다. 하림의 재능을 알아본 윤종신은 내무반에서 계약서를 내밀었다. “제대하면 나랑 앨범 세 장만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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