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려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를 은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분당차병원 의사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장두봉 판사)는 증거인멸 등 혐의로 기소된 경기 성남 소재 분당차여성병원 소속 의사 문모 씨(53)와 이모 씨(66)에게 징역 2년에 벌금 300만원을, 여성병원을 총괄하는 부원장 장모 씨(64)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또한 신생아를 안고 있다가 떨어뜨리고 이를 진료기록에 반영하지 않은 의사 이모 씨에게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앞서 문 씨와 이 씨는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이날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됐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장 씨는 법정 구속됐다.
문 씨 등은 지난 2016년 8월 11일 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신생아를 옮기다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관련 증거를 없애고 사망진단서를 허위로 발급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문 씨는 부원장에게 ‘영상을 삭제하려면 결재 사인이 필요하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의료진은 아이를 떨어뜨린 사실도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과실을 감추기 위해 사망진단서에는 사인을 ‘병사’로 기재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아기가 바닥에서 떨어져 발생한 두개골 골절, 경막외출혈 등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들이 아기 뇌 초음파 영상판독 데이터를 삭제하고 사체가 일반적인 장례절차를 통해 화장되도록 해 다른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증거를 인멸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증거인멸 범행은 병원 수술실에서 발생한 사고로 아기가 사망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저지를 것”이라며 “의사들이 신뢰를 배반하고 범행을 저질렀고, 의료 일반에 대한 신뢰를 뿌리째 흔든 매우 심각한 범죄”라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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