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수술’ 12년 만에 4000건 돌파한 고려대 안암병원 베테랑 집도의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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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기술 아무리 발전해도 성패 열쇠는 의사 숙련도”

강석호 로봇수술센터장

로봇 수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만 하더라도 2007년 로봇 수술을 도입하고 12년 만인 지난해 7월 4000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강석호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48·사진)는 200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봇 수술로 방광을 적출했다. 올 상반기에 누적 200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팀 혹은 단체가 아닌 개인으로서 로봇 수술 200건을 돌파하는 의사는 강 교수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현재 이 병원의 수술실장과 로봇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다.

강 교수는 로봇 수술의 장점에 대해 “무엇보다 정밀하고 안전하다.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회복 속도도 빨라 환자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교수는 “개복에서 복강경으로 발전했듯이 앞으로 로봇 수술 시대로 발전하는 것은 바꿀 수 없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로봇 수술이 만능은 아니라고 강 교수는 강조했다. 외형상으로는 로봇이 수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사가 모든 것을 컨트롤한다. 따라서 아무리 로봇 수술이라 하더라도 그 로봇을 다루는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결국 로봇 수술 시대가 되더라도 공장에서 뚝딱 물건을 만들듯이 로봇이 ‘기계적으로’ 수술하는 경우는 생기지 않는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강 교수는 “로봇은 안전한 수술을 돕는 테크놀로지일 뿐이다. 그때에도 환자와 직접 접촉하며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의사의 역할은 조금도 약해지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중요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보이지 않는 신경조직 등 확인… 훨씬 정교한 메스”

곽정면 국제진료센터장

곽정면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48·사진)는 로봇 수술 분야에서 유망주로 꼽힌다. 해외 의학교과서의 신기술과 로봇 수술 분야를 집필하기도 했다. 곽 교수는 4기 미만의 직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85.4%의 5년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이 병원의 대장항문외과장과 국제진료센터장을 맡고 있다.

곽 교수 또한 로봇 수술이 앞으로 보편화하겠지만 수술용 로봇이 외과의사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 교수는 “수술 도중에 인공지능 로봇이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의사는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효율적이고 안전한 수술을 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로봇 수술과 영상유도 수술이 미래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 교수에 따르면 현재의 수술은 대부분 의사의 ‘추측’으로 이뤄진다. 조직 뒤쪽에 숨어있는 혈관과 신경을 볼 수 없어 추측을 통해 수술한다는 것. 이 때문에 의사의 숙련도가 수술의 성패를 좌우한다. 하지만 로봇 수술과 영상유도 수술이 널리 시행되면 의사가 직접 볼 수 없는 혈관과 신경, 조직 등의 위치까지 확인할 수 있어 안전한 수술이 가능해진다.

10년 혹은 20년 후의 수술실 풍경은 어떨까. 곽 교수는 “인공지능과 디스플레이 기술, 로봇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스마트 수술실이 구축될 것”이라며 “그 결과 수술의 품질과 안전성 모두 향상될 것이며 환자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로봇 수술#수술용 로봇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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