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보좌했던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29일 “신천지가 내각을 총괄하는 국무총리조차도 포섭대상으로 삼았다”고 폭로했다.
정 전 비서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천지의 고위인사 포섭시도 목격담’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렇게 밝혔다. 정 전 비서실장은 2018년 11월부터 이달 13일까지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는 신천지가 각계 주요 인사를 포섭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이는 분명한 사실이고, 총리실에 근무할 당시 직접 겪은 목격담을 공개한다”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8월 하순 이 전 총리의 면담을 지속해서 요청해온 조직의 여성 1명과 남성 2명을 만났다”며 “이들은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민간단체다, 총리를 뵙고 이런저런 제언을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 중 선임자격인 권 모 이사가 내놓은 명함을 받아보니 신천지의 위장조직인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이었다”며 “그때만 해도 나는 HWPL이라는 단체를 잘 알지 못했는데 권 이사가 봉투 속에서 내민 두꺼운 화보집을 보니 쪽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사진이 실린 것을 보고서 비로소 이 단체가 신천지 소속임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그들에게 총리께서 국회 출석 건으로 일정이 바쁜 데다 공식행사가 아니면 특정 종교 교단 관계자를 만나지 않는다고 정중하게 설명한 후 돌려보냈다”며 “총리와의 면담은 당연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난해 11월에 다시 ‘총리께 사전에 연락이 됐다’며 연락을 취했으나, 이 전 총리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면담 약속은 잡혀있지 않았다”며 “그러자 권 이사는 ‘총리와의 만남을 간청드리는 것’이라고 변명하면서 ‘신천지로 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서 평화에 관한 대화를 하려는 것’이라고 둘러댔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결국 총리와의 면담 약속이 잡혔다고 한 것도 거짓말이었고, 방문목적도 순수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총리 면담을 통해 총리를 포섭한 후 자신들의 세력 확대나 영향력 과시용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 같다, 물론 이때도 총리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정 전 실장은 “나한테도 내 지인을 통해서 꾸준히 만나자고 집요하게 접촉해왔다”며 “(신천지의 접촉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는데 보도를 보고 생각이 났다. 공개를 해서 경종을 울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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