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3주 개학 연기…돌봄 공백, 결국 학원으로 몰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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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개학 추가연기를 발표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개학 추가연기를 발표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사상 초유의 3주 개학 연기에 학부모들은 다행이라면서도 돌봄 공백과 입시 일정 변경 가능성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학교는 쉬는데 학원은 쉬지 않는 상황에 대한 걱정을 하는 학부모가 많다. 학생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관건은 학원이 될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녀가 유치원생이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인 맞벌이 학부모들은 개학 3주 연기 소식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일부터 긴급돌봄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용률은 유치원 11.6%, 초등학교 1.8%로 저조하다. 일단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개학이 연기된 마당에 아이를 선뜻 보내려는 학부모가 많지 않다. 긴급돌봄이 오후 1~3시까지만 운영되는 것도 맞벌이 가정의 이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급식, 간식, 기타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아 보내기가 꺼려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이날 “3일부터 추가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돌봄 제공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참여 교사들은 산재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학습 결손과 관련해서는 이번 주에 담임 배정과 교육과정 계획을 안내하고, 다음주부터 온라인 학급방을 운영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교과서를 미리 볼 수 있게 하고, SNS 단체방이나 EBS 등을 통해 예습 과제 및 학습 피드백을 제공할 예정이다.

고3 학부모들은 수행평가와 시험 등 1학기 내신이 당초 일정대로 나오지 않을까봐 우려하고 있다. 수시모집이 전체 대입 정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내신은 제일 중요하다. 그런데 개학이 3주 미뤄지면 중간고사가 예정대로 치러지기 힘들다. 하지만 이날 교육부 발표 내용에는 대입 일정 조정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결국 일각에서는 학생들이 학원으로 몰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주에 휴원한 학원들도 2일부터는 대부분 운영을 재개했다. 학원들은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 비용 지출도 걱정되고 보강이 어려우면 환불해줘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학교처럼 계속 쉴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영재학교 원서접수가 이달에 시작되고, 대입 준비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를 반영해 이번 달에는 정상 운영하겠다는 학원이 많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는 권고 말고는 학원 휴원을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부모 C 씨는 “지난주에도 정상 운영한 학원에 안 보내는 학부모가 별로 없었는데 앞으로는 다 나갈 것 같다”며 “학원은 여러 학교 학생이 섞이다보니 더 위험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교육부는 대학들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집합수업 대신 원격수업, 과제물 활용 수업 등 재택수업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5일 교육부 권고에 따라 대부분 대학이 1, 2주간 개강을 연기했지만 이후에도 바로 현장 수업을 하지 말고 각 대학이 여건에 맞게 재택수업을 하라는 취지다.

최예나기자 yena@donga.com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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