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중국기업 제치고 전기차배터리 세계 2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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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社 1월 점유율 30% 돌파
LG화학 22.9%로 1위와 4.7%P差, 삼성SDI 4위-SK이노베이션 7위
3社, 전년 동월대비 倍이상 성장
유럽-美전기차 시장 공략 결실

LG화학이 올해 1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랐다. 중국 정부의 편파적인 보조금 정책에서 소외돼 온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가 유럽 등 신시장 개척에 성공하면서 활로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1월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기준으로 업체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LG화학이 22.9% 점유율로 파나소닉(27.6%)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5.1%(4위), 2.8%(7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국내 배터리 업체 3사의 점유율 합계는 30.7%로, 전년 동월(14.2%) 대비 2배 넘게 성장했다. 국내 업체 점유율 합이 30%대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3사 모두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의 올 1월 배터리 출고량은 1671MWh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SDI 출고량은 371MWh로 22.7% 늘면서 글로벌 순위가 6위에서 4위로 올랐다. SK이노베이션도 출고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12위에서 7위로 순위가 크게 뛰었다.

중국 CATL은 중국 정부의 지원이 본격화된 2017년 하반기부터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의 자리에 오른 뒤 지난해까지 줄곧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자국산 배터리가 적용된 친환경차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구매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자국 업체에 몰아주던 보조금을 조금씩 줄이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수 시장이 큰 타격을 받자 정부 보조금과 내수시장에 의존해 커온 CATL, BYD, 궈쉬안, EVE 등 중국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CATL은 지난해 파나소닉, LG화학보다 출고량 기준으로 두 배 넘는 격차를 유지해 왔으나 한 달 사이 3위로 미끄러졌다.

반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자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기술 경쟁력을 키워 유럽과 미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선 최근 들어 유럽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게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NE리서치는 한국 배터리 3사가 각각 유럽 자동차 메이커와 배터리 수급 계약을 맺으면서 든든한 네트워크를 형성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르노의 전기차인 ‘조에’, 아우디의 ‘E-트론 EV’의 판매가 늘면서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었다. 삼성SDI도 BMW의 ‘330e’, 폭스바겐의 ‘파사트 GTE’ 등의 판매 호조가 성장세를 견인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니로 EV와 소울 부스터 등의 판매 호조에 따라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한국 배터리 3사가 유럽시장을 발판으로 선전이 예상되지만, 중국 업체들도 곧 반격할 가능성이 높고 일본 파나소닉도 건재한 만큼 시장 전략 등을 올해 치밀하게 짜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전기차 배터리#lg화학#국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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