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코로나19 대책 전문가회의 바이러스 전공 오시타니 교수
“일본내 집단감염 막는게 우선… 정치때문에 연구공조 차질 우려”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기구인 ‘코로나19 감염증 대책 전문가 회의’(전문가 회의) 소속인 오시타니 히토시(押谷仁·61·사진) 도호쿠대 교수(미생물학)가 9일 동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5일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비판했다.
오시타니 교수는 “굳이 특정 국가를 찍어 대책을 취할 필요는 없었다. 과학적으로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지금 이 상황에서 꼭 필요한 대책이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구 등 한국의 일부 지역에서만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고 이란 등의 환자도 상당한데 굳이 한국에만 조치를 취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미다.
그는 “현재는 한국의 감염자가 일본으로 유입되는 시기가 아니다”며 입국 금지의 시행 시기 또한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오사카 라이브클럽, 아이치현 피트니스클럽 등 일본 내 특정 공간에서의 감염 확산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오시타니 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해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정보 공유”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 수준이 비슷한 한일 연구자와 정부가 힘을 합쳐 이겨내야 한다. 정치적 대립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시타니 교수는 도호쿠대 의대를 졸업한 후 세계보건기구(WHO) 태평양지역 사무국 감염증 대책 자문관으로 일했다. 전문가 회의는 그를 비롯해 와키타 다카지(脇田隆字) 국립감염증연구소장, 다테다 가즈히로(館田一博) 감염증학회 이사장 등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됐다. 아베 정권은 입국 규제 발표 전 이 회의에 자문을 하지 않았다.
그는 아베 정권이 코로나19에 대해 긴급사태를 선포할 수 있도록 특별조치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사람의 이동 제한 등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바이러스 감염 확대를 막는 ‘균형’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7월 말 개막 예정인 도쿄 올림픽에 대해서는 “6월에 전 세계가 어떤 상황일지 봐야 한다. 일부 지역이라 해도 6월까지 여전히 코로나19가 유행한다면 올림픽 개최가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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