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관객이 크게 줄어든 악조건 속에서도 빛나는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1만 관객을 동원한 독립영화가 탄생하고, 차근차근 관객을 모아 손익분기점 돌파를 앞둔 작품도 있다.
배우 강말금과 윤여정이 주연한 ‘찬실이는 복도 많지’가 5일 개봉해 닷새 만인 9일 누적 1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돌파했다. 200여개 소규모 스크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관객 급감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독립영화관의 잇단 휴관과 상영 횟수 감소의 악조건을 딛고 일어선 성취이기도 하다. 영화 관계자는 12일 “씩씩한 찬실이의 이야기가 관객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한 힘”이라고 밝혔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영화프로듀서인 주인공 찬실이 일이 끊기고 인생도 풀리지 않는 역경을 딛고 유쾌하게 삶을 꾸려가는 이야기다. 위트 있는 제목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은 실제 영화프로듀서로 일한 김초희 감독의 이야기가 바탕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등 3관왕을 차지해 주목받았다.
의미 있는 성과를 얻은 영화는 더 있다. 라미란 주연 ‘정직한 후보’가 11일 현재까지 148만4666명으로 손익분기점인 150만명 돌파를 앞뒀다. 2월12일 개봉해 꼬박 한 달여 만이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관객의 선택으로 이어진 만큼 ‘정직한 후보’ 측은 극장과 협의해 장기 상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도연·정우성의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도 호평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독창적인 스타일의 범죄스릴러 탄생을 알리는 동시에 윤여정, 배성우, 정만식, 진경 등 출연진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로도 볼거리를 선사한 덕분이다. 2월19일 개봉해 12일 현재 비록 60만여 관객에 머물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나오는 만큼 사태 추이에 따라 스코어 반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외화 ‘작은 아씨들’도 힘을 과시하고 있다. 2월12일 개봉해 11일까지 82만 명을 동원했다. ‘기생충’과 나란히 아카데미상 작품상 후보에 올라 주목받았고, 1930년대 원작소설을 현대적 시점으로 재해석해 시선을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