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3)이 영국의 수도 런던에 위치한 버킹엄 궁을 떠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감염을 우려해서다. 5월로 예정된 왕실 전통의 가든파티도 취소했다.
1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버킹엄궁은 “여왕은 예정보다 일주일 빠른 오는 19일 윈저성으로 출발한다. 부활절 기간에도 윈저성에 머무를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윈저성은 런던에서 약 35km 떨어진 곳으로 영국 왕실의 공식적인 거처지 중 한 곳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주말 별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 조처는 영국 정부가 “런던의 코로나19 확산이 영국 나머지 지역보다 몇 주 더 빠를 것”이라는 발표에 이어 나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여왕과 왕족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군중 행사도 연기 또는 취소했다. 버킹엄궁은 “주치의와 정부와 협의해 예정돼 있던 수 개월간의 행사는 취소한다”면서 “4월9일 열리는 부활절 예배(마운디서비스), 5월 버킹엄궁에서 여왕이 주최하는 가든파티도 진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에든버러의 홀리루드궁에서 열 예정인 연례 가든파티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왕의 5월 가든파티가 취소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버킹엄궁은 “이번 파티에 초청된 이들은 2021년에 참석할 수 있도록 조처를 취하겠다”고 했다.
왕실에서 독립한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의 참석이 예정됐던 75주년 유럽 전승기념일 행사와 6월 나루히토 일왕 부부 국빈방문 일정도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버킹엄궁은 “이와 관련해서는 정부와 협의해 적절한 시기에 추가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보건부는 17일 오전 9시(현지시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95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패트릭 발란스 정부 최고과학보좌관은 이날 하원 보건특별위원회에 출석해 “과학적 모델에 따르면 확진자 1천명당 사망자 1명 정도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수치”라며 실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수만 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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