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를 둘러싸고 극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언론 전쟁 또한 격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거듭 ‘중국 바이러스’로 지칭했다. 그는 “중국 바이러스를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 일찌감치 중국으로부터 국경을 닫기로 한 건 잘한 일”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동부 시간 오전 11시 30분(한국 시간 19일 0시 30분) 식품의약국(FDA)과 이에 관한 중대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에도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언급한 것은 “매우 정확한 표현”이라며 중국 책임론을 분명히 했다. 특히 중국 외교부가 ‘미군이 중국에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중국이 허위 정보를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우한 바이러스를 처음 인지한 정부는 중국”이라며 “세계가 중국 내부에 있는 이 위험을 인식하는 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비판했다.
발끈한 중국은 미 주요 언론에 대한 제재로 맞섰다. 중국은 17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대표 매체 3곳의 주재 기자 중 올해 비자가 만료되는 사람들에게 “10일 안에 기자증을 반납하라”고 통보했다. 중국 내에서 합법적인 취재 활동을 하려면 기자증이 필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의 강제 추방이란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이 3개 언론 외에도 미국의소리(VOA) 방송, 시사주간지 타임 등 5개 매체의 중국 내 직원, 재무, 경영, 부동산 상황을 신고하라고도 압박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 국무부의 중국 관영매체 탄압에 대한 상응 조치”라고 주장했다. 2일 미 국무부는 신화통신 등 5개 관영매체의 미국 내 직원 160명의 40%를 줄이라고 지시했다. 이들을 ‘언론’이 아닌 ‘외국 사절단’으로도 규정했다.
중국의 제재 소식이 알려지자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자유로운 언론 활동을 저해하는 중국의 조치에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전 세계가 어려운 시기다. 더 많은 정보와 투명성이 생명을 구한다”며 중국의 언론 탄압이 코로나19 대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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