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덕분에 해외취업 쉬웠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9일 03시 00분


‘공학 인증’ 이수한 조정현 씨
호주 영주권 신청에도 도움
85개 대학 483개 학과서 운영

대학에서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회가 많아진다. 한국은 2007년 국제적 공학교육인증 협의체인 워싱턴어코드 정회원이 돼 국내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이수자는 다른 정회원국에서도 학력이 동등하게 인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술이민 비자를 신청하거나 해외 인턴십 또는 취업을 할 때 유리하다. 고려대 신소재공학부를 졸업하고 호주에서 영주권을 받아 취업한 조정현 씨(30·여·사진)도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이수 혜택을 톡톡히 봤다.

조 씨는 2013년 대학을 졸업하고 호주에서 회계로 석사 학위를 땄다. 취업도 현지에서 하고 싶어서 기술이민을 신청해 호주 영주권을 받으려 했다. 이 경우 나이, 영어 점수, 학력, 경력 등을 일정 점수로 환산해 커트라인을 넘어야 한다. 그런데 조 씨가 취업하려던 2016년에 회계 분야의 커트라인이 높아져서 영주권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고민 끝에 이민법무사를 찾은 조 씨는 대학에서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이수한 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호주에서 우대하는 재료공학 직업군은 영주권 커트라인이 그대로였고, 국내 공학교육인증 졸업생은 워싱턴어코드 정회원인 호주 공학사와 동일하게 인정을 받았다. 조 씨는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이수가 영주권 신청에 도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고 했다.

조 씨가 대학에 입학할 때는 자신이 다니는 학과가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몰랐다. 2016년부터 의무 이수로 바뀌었지만, 조 씨가 다닐 때만 해도 이수 여부를 선택할 수 있었다. 조 씨도 학과 사무실에서 이수 의사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 당시엔 학과생 중 절반 정도만 선택했다. 프로그램이 빡빡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완벽하게 공부하겠다는 조 씨의 선택이 미래를 도운 셈이다.

호주뿐 아니라 미국 영국 캐나다 아일랜드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20개국에서 워싱턴어코드에 따른 혜택을 볼 수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삼성, LG, 현대중공업 등 다수의 대기업이 서류전형에서 우대하거나 면접에서 가산점을 준다.

국내 기업에 취업해도 해외로 기회를 늘리려면 공학교육인증이 필수다. 해외 기업들이 발주 사업공고 제안요청서에 ‘공학교육인증 이수자만 엔지니어로 인정한다’고 명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비이수자는 대학교 학력을 소지한 것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관계자는 “국내 기업에서 해외 사업에 참여했는데 일정 숫자 이상의 공학교육인증 이수자를 요구해 참여자를 바꿔야 하는 사례가 있었고 앞으로 이런 일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공학교육인증 이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해외 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공학 분야를 선택할 때 이왕이면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재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85개 대학 483개 학과다. 해당 대학과 학과 정보는 한국공학교육인증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조정현#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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