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그룹-한국파스퇴르연구소, 구충제 활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착수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4월 14일 1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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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임상시험계획 신청 목표
구충제 ‘니클로사마이드’ 혈중농도 유지가 관건
대웅테라퓨틱스 니클로사마이드 활용해 폐질환 치료제 개발 노하우 보유

대웅그룹과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연구협력에 착수했다.

대웅그룹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연구결과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밝혀진 구충제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 성분에 대해 자회사 대웅테라퓨틱스와 대웅제약이 임상시험 진입을 준비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이르면 오는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국내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공중 보건에 초점을 맞춘 국제적인 연구 기관으로 감염병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한다. 130여년 역사를 보유한 글로벌 감염병 연구 네트워크인 ‘파스퇴르연구소 국제 네트워크’ 일원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 감염병 거점 연구소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사업 지원을 받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연구결과에 따르면 니클로사마이드는 세포실험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국내외에서 연구가 진행 중인 에볼라 치료제 ‘램데시비르(Remdesivir)’보다 40배가량 강력한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여줬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치료제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Chloroquine)’ 대비 26배가량 강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우수한 항바이러스 효능에도 불구하고 니클로사마이드는 경구 복용 시 인체 내 혈중농도 유지가 제한되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코로나19 치료제 활용이 어려운 이유다.

대웅 자회사인 대웅테라퓨틱스는 약물전달시스템 기술을 이용해 약물 효과를 극대화하고 복용편의성과 함께 부작용을 개선하는 연구·개발(R&D) 전문 업체다. 특히 대웅테라퓨틱스는 작년 니클로사마이드의 혈중농도를 유지하는 새로운 제형 ‘DWRX2003’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후 비임상 연구기관(CRO) ‘노터스’와 공동연구로 난치성 폐질환 치료제 개발을 추진해 왔다. 올해 초 DWRX2003은 동물실험에서 폐 조직 점액질 분비 저해를 통한 호흡곤란 개선효과와 염증세포 침윤 억제를 통한 사이토카인 폭풍 제어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대웅테라퓨틱스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라 코로나19 치료제 동시 개발을 결정했다. 대웅제약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주도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영장류 효능시험을 거쳐 임상시험계획을 식약처에 신청할 예정이다. 최근 독일 연구팀이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니클로사마이드는 세포의 자가포식 작용을 활성화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바이러스에 작용해 RNA 게놈합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진 램데시비르와 달리 세포에 작용하기 때문에 내성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내용은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등재됐다.

류왕식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소장은 “니클로사마이드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추진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연구 역량과 대웅테라퓨틱스의 기술이 접목돼 약물재창출 연구의 정수를 보여주는 고무적인 사례”라며 “후속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코로나19 종식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민석 대웅테라퓨틱스 대표는 “난치성 폐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DWRX2003 연구 노하우를 활용해 신속하게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DWRX2003이 항바이러스 효과 뿐 아니라 중증 감염환자 폐 조직에 대한 합병증 억제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대웅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대웅테라퓨틱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정부지원 연구기관 등과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력을 도모할 것”이라며 “의료현장에 도움이 될 만한 성과가 조속히 창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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