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 어려울 정도는 돼야 진단검사’…日도쿄 의사회 ‘가이드라인’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4일 18시 21분


일본 도쿄에서 숨쉬기 어려울 정도가 돼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진 내부 가이드라인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주간지 슈칸아사히는 14일 발매된 최신호에서 도쿄도 의사회가 도내 의사들에게 배포한 ‘담당의사 외래진단수순’이란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호흡 시 통증이나 폐렴 의심 증상이 있어야 혈액 검사나 흉부X선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으려면 ‘산소포화도(SpO2) 93% 미만’이란 조건을 충족하도록 했다.

도쿄의 한 내과 의사는 슈칸아사히에 “산소포화도가 93% 미만이면 숨을 쉴 때 쌕쌕거리면서 죽을 정도로 괴로운 상태”라며 “이 조건대로라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돼야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슈칸아사히는 “이 문건에 따라 일선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검사 대상자를 쥐어짤 정도로 줄여왔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하루 2만 명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검사는 지난달 평균 1500여 건에 그쳤다. 이달 들어서도 2000건 내외다. 정부가 직접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도쿄도 의사회가 정부 눈치를 살펴 일선 의사에게 배포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이 11, 12일 전화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정부의 긴급사태선언 발령이 ‘너무 늦었다’는 응답이 81%였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42%로 이전 조사(3월20~22일) 때보다 6%포인트 급락했다. 교도통신이 10¤13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실망감으로 아베 내각 지지율이 이전 조사 때보다 5.1%포인트 하락한 40.4%였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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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0-04-14 22:03:00

    일본 의사들은 자기들이 감당 할수없는 환자들 몰려올 사태 싫어한다는 의도이다. 한번 진료후 더 해줄 치료없이 그대로 비닐백에 넣어 버릴 환자만 받아 고생 안하겠다는 알팍한 꼼수를 일본 의사들이 한다는 것을 우리 한국 의사들은 이해 못하지. 숨도 못쉴 환자라면 이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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