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등 외신에 따르면 SAT를 주관하는 컬리지보드는 1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6월 예정됐던 SAT 시험의 취소를 밝히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될 경우를 대비해 올 가을부터 온라인 시험을 치르는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현행 SAT는 지정된 no. 2 규격의 연필만 사용해야하는 등 엄격한 감독 하에 치러지고 있다. 컬리지보드 제레미 싱어 회장은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재택시험에 대해 학생들의 컴퓨터는 시험 프로그램 이외에 다른 기능을 사용할 수 없도록 잠금이 설정되고 카메라와 마이크를 설치해 방 안에서 움직임이나 소리를 감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 대학들이 시험을 볼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컬리지보드는 이미 5, 6월 예정된 AP 시험 역시 재택시험으로 치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컬리지보드 이사 데이비드 콜먼은 “물론 학교가 다시 열리는 쪽을 바라지만 학교가 가을까지 문을 열지 못할 아주 적은 가능성의 경우에는 디지털 SAT를 집에서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정 비율의 학생들은 예상치 못한 오류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이것 역시 준비하고 있다”며 기술적 결함이 발생한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시험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컬리지보드는 8월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완화될 경우에는 앞서 취소된 SAT 시험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연말까지 매달 시험을 볼 수 있게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SAT의 라이벌격인 대입시험 ACT 관계자도 이날 필요할 경우 올해 늦가을에서 초겨울 사이 재택 ACT 시험을 치를 수 있는 방안 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SAT는 3시간 동안 치르는 객관식 시험으로 수학, 영어 능력을 측정하며 ACT의 경우 과학 과목이 포함돼 있다. 이들 시험에는 해마다 고교생 약 100만 명이 응시한다.
뉴욕타임즈(NYT)는 지난해 아이비리그를 휩쓴 ‘입시비리 스캔들’ 사건 이후 대학 입학 시험의 공정성 문제가 특히 강조되는 시점에 재택시험 도입이 논의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 입시비리, 불평등,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온라인수업만으로도 저소득층의 자녀의 경우 개인교습 및 학습지도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집에서 시험을 치를 경우 이 같은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염려한다. 가령 개인방에 개인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중산층 학생과 거실에서 가족 공용 컴퓨터를 써야하는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 시험 환경의 불평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컴퓨터에 카메라와 마이크를 설치해야 하는 것 역시 시험기관이 가정 기기에 광범위한 접근권을 갖게 해 수험생 가족들이 꺼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여파로 ACT나 SAT를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캘리포니아대, 튤란대,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윌리엄스대 등 일부 대학들은 2021년도 입시 전형에서 ACT와 SAT 성적 제출을 일시적으로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으로 조정하고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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