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호건 주지사처럼 한국 진단키트 수입할 생각 왜 못했죠”
함께 뉴스보다 핀잔 들은 일화 소개
백악관 찾아가 트럼프 대통령 만나… 검사량 2배 확대 등 협력 합의
미국 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역인 뉴욕주를 이끌고 있는 야당 민주당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63)가 50만 회의 코로나19 검사가 가능한 한국산 장비를 구입한 집권 공화당의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64)를 극찬했다. ‘아버지는 왜 저렇게 하지 않았느냐’고 세 딸에게 혼이 났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21일(현지 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지난밤 집에서 세 딸과 호건 주지사에 관한 뉴스를 시청했다. 딸들이 창의적이고 현명한 발상이라면서 나를 바라보자 면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호건 주지사가 나보다 낫다”며 왜 한국에서 장비를 구매하는 일을 생각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21일 기준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25만 명과 1만4000명을 돌파했다. 뉴욕주 역시 각종 검사장비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싱글 대디’인 쿠오모 주지사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 겸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딸인 인권운동가 케리(61)와 1990년부터 15년간 결혼생활을 했다. 이혼 후 쌍둥이 머라이어와 카라(25), 미케일라(23) 세 딸을 홀로 키웠다.
코로나19 사태 후 줄곧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통령을 만났다. 이후 그는 MSNBC에 출연해 “만남은 생산적이었다. 코로나19 검사를 현재 하루 2만 건에서 4만 건으로 늘리기 위해 연방정부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소외된 일반 환자를 돌보기 위해 연방정부가 뉴욕에 파견한 해군 병원선 ‘컴포트’호를 철수하는 데도 합의했다.
다만 쿠오모 주지사는 연방정부가 각 주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50명 주지사가 모두 호건 주지사처럼 한국산 장비를 구매할 방법을 강구하는 것보다 연방정부가 도움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호건 주지사 역시 대통령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한국에서 온 이민 1세대인 아내가 없었다면 한국산 장비도 구매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전격적인 이민 중단 결정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장비 구매를 ‘돈 낭비’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도 “대통령이 주지사에게 하라고 한 업무를 완수했는데도 비난을 받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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