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예상보다 훨씬 독하고 끈질겨… 전문가 “재유행 가능성 높다” 잇단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7일 03시 00분


[코로나19 팬데믹]
신천지 31번 환자 67일만에 퇴원… 항체 생겨도 바이러스 검출되기도
“백신 개발까지 거리두기 습관화”… 정은경 참여 코로나19 논문 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 환자’인 A 씨(61·여)가 입원 67일 만에 퇴원했다. 국내 확진 환자 가운데 최장기 입원 기록이다. 격리 치료 중인 확진 환자는 2000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가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독하고 끈질겨 재유행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구의료원은 대구 지역 첫 확진자인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신도 A 씨가 24일 퇴원했다고 26일 밝혔다. 2월 17일 입원한 그는 증상이 발현된 상태에서 교회, 병원, 뷔페 등을 돌아다닌 사실이 드러나면서 ‘슈퍼 전파자’로 지목됐었다. A 씨 확진 이후 대구에서는 신천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대거 쏟아졌다. 26일 기준 대구 확진자는 6846명으로 전국 확진자의 64%를 차지한다.

31번 환자의 장기 입원 기록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질긴 생명력을 보여준다. 치료 기간이 길고, 경증이라도 마찬가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6일 전체 확진자의 평균 입원 기간이 25일이라고 밝혔다. 박능후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4월 20일 기준 확진자 8235명을 분석한 결과 2∼59일 평균 25일 정도의 치료를 받고 격리가 해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8일 기준 전국 생활치료센터 6곳의 환자 249명 중 29%(72명)가 4주 이상 치료를 받고 있다. 생활치료센터는 병원 치료가 필요 없는 경증 환자가 입소한 시설인데도 3명 중 1명은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심지어 항체가 생긴 몸에서도 살아남는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 중인 환자 25명을 분석한 결과 모두 중화항체(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체내에서 일반적으로 만드는 항체)가 생겼지만 12명에게서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가 생기면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며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특이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완치자 중 재양성을 보인 사람도 26일 기준 263명에 이른다.

코로나19는 이런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에 재유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대구 신천지 집단감염 발생 전에도 환자가 며칠 없어 ‘종료되는 게 아닌가’ 하는 낙관도 있었지만 결국 대규모 집단발병으로 이어졌다”며 “국민 대부분이 코로나19 면역이 없기 때문에 ‘슈퍼 전파 사건’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에서는 증상이 비교적 경증인 잠복환자도 많을 수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추측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진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체화하는 것만이 재유행을 막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정 본부장이 교신저자로 참여한 국내 민관 보건 전문가들의 코로나19 논문이 나왔다. 26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행하는 의학학술지 ‘신종감염병’ 온라인판에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에 대한 연구 논문이 실렸다. 논문은 콜센터 근무자 216명 중 94명이 감염돼 43.5%의 감염률을 보인 반면 해당 건물 전체 감염률은 8.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밀집된 근무환경이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이라고 논문은 설명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 / 사지원 기자
#코로나19#독하고 끈질겨#코로나 재유행 가능성#재유행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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