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올림픽 동메달 로셰트
24일 면허 따자 요양병원 달려가
“의사가 의료현장 가는 건 당연”
“많이 넘어지면 됩니다.”
2009년 8월 조아니 로셰트(34·캐나다)는 ‘피겨스케이팅을 잘하는 방법이 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며 환하게 웃었다.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특설 링크에서 한국 팬들을 대상으로 일일 피겨 코치로 나선 자리였다.
로셰트는 그해 3월에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우승한 김연아(30)에 이어 은메달을 따낸 실력자였다.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로셰트는 자국에서 열린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출전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경기를 이틀 앞두고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로셰트는 출전을 포기하겠다고 했지만 주변의 설득으로 무대에 올랐고 눈물의 동메달을 땄다. 금메달은 김연아의 몫이었다.
로셰트는 밴쿠버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엘리트 선수 생활을 접었다. 그 대신 아이스쇼에 출연하고 방송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하고 싶은 일들을 했다. 어머니에 이어 할아버지와 삼촌에게도 심장 발작이 찾아온 뒤 그는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2015년 맥길대에 입학해 의학 공부를 시작한 로셰트는 24일(현지 시간) 드디어 의사면허를 얻었다. 퀘벡주에 있는 장기요양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하게 됐는데 현재 이 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일선 현장이다. 로셰트는 “의사가 의료 현장에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밴쿠버 올림픽 이후 나에게 용기의 아이콘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번에도 용기를 내서 코로나19를 이기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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