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라는 키워드가 형태를 달리해 매일 뉴스로 쏟아지고 있다. 28일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들이 총회를 이 방식으로 열어 도하 신문 1면에 게재됐다. 29일에는 농산물 직거래장터가 열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매년 농가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과천 경마공원 주차장에서 직거래 장터를 열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3달여 가까이 열지 못했다. 이곳을 찾은 구매자들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입구에서 발열체크를 한 뒤 차량 창문을 내려 농산물을 구매했다. 상추 대파 마늘과 같은 야채부터 한우까지 농산물의 종류도 다양했다. 앞으로 매주 수,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드라이브 스루’는 원래 햄버거와 커피 주문 시스템이었다. 1930년대에 미국에서 시작되어 차츰 다른 나라로 퍼져나갔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과 구매까지 동선이 짧아 인기가 많았다. 이런 장점으로 한국식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 생겼는데 이 방식은 이제 세계화 되었다. 최초 제안한 사람은 코로나19 국내 1번 확진자의 주치의 인천의료원 감염 내과 김진용 과장이다. 김 과장은 2년 전 생물테러 훈련 때 약품 배분과 관련한 질병관리본부 과제를 수행한 적이 있어 환자를 신속히 검사하며 동시에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하기에 이 방식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일반 선별 진료소처럼 방문과 퇴장이 없어 10분 내외로 끝난다. 몸이 불편한 환자와 노약자가 차에 앉아 검사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시간이 빨라지니 진료소당 하루 10명 정도 검사를 했던 것을 70명 이상까지 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회, 농협은 서울지역본부 주차장에서 돼지고기를 팔았다. 부산 사상구의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는 장난감 대여를 이 방식으로 했다. 지난주 고3 수험생중 일부는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를 차량 창문을 열고 전달받아 집에서 시험을 치렀다. 강원 철원군 신병교육대에서는 차에서 입영식을 치렀다. 태국의 승려들은 신자들의 시주를 워킹스루 방식으로 받았고 미국 미네소타의 성당은 고해성사를 주차장에서 진행했다. 미국 미시간주에서는 식료품 배급도 이 방식으로 진행했다.
CNN·BBC 등 해외 언론도 “공중보건 위기에 대응하는 방법의 본보기”라며 앞다퉈 ‘드라이브 스루’를 높이 평가했다. 미국의 한 민주당 의원은 “한국에서 검사를 받고 싶다. 우리는 왜 이런 게 없냐”고 말하기도 했다. 애초 이 방식에 부정적이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입장을 바꿨다. 영국, 독일, 벨기에, 덴마크, 호주 등도 이 방식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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