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9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의 식량부족 가능성을 언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김 위원장을 보지 못했지만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관한 북한의 상황을 광범위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내부에 기근, 식량 부족의 위험이 있다. 이는 북한의 궁극적 비핵화라는 우리의 임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북한 대표단이 이번 주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식량공급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당국이 1990년대 북한의 식량 위기 때 최소 110만 명이 아사(餓死)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워싱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 그가 그저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루 전 “그의 상황을 알지만 말할 수 없다”고 했지만 이날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말만 세 번 반복하며 다른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로부터 ‘북한의 공식 확인이 있을 때까지 신중하게 대응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듣고 김 위원장의 상태에 관한 언급을 자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미 정보당국도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상태를 모르기에 대통령의 발언이 오락가락한다고 지적한다. 미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상태는 아무도 모른다. 각종 추측과 소문으로 북한을 둘러싼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 하여금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도록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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