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368만개… 택배 최고 핫플레이스는 강남 아닌 경기 화성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6일 03시 00분


CJ대한통운 빅데이터 분석

“경기도 화성이 택배를 가장 많이 이용한 지역이라고?”

CJ대한통운 빅데이터 분석팀원들은 최근 2년 동안 배송한 택배 정보를 분석한 결과를 보고 의아해했다. 최대 택배 이용 지역은 인구가 많은 서울 어느 곳일 거라는 추정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경기 화성은 지난해 CJ대한통운에서만 택배 약 2368만 개를 이용했다. 2위인 서울 강남구보다 250만 개나 물량이 많았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최근 화성 지역에 대형 아파트 단지가 많이 들어선 것에 비해 주변에 오프라인 상권이 덜 발달했기 때문으로 추정은 되지만 확실한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며 “그럼에도 택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물류 흐름과 소비 트렌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5일 CJ대한통운은 2018년과 2019년 동안 처리한 25억5000만 건의 택배 물품 정보를 분석해 ‘일상 생활 리포트’를 발표했다. 각종 택배 기록뿐 아니라 택배를 누가, 언제, 어디로, 왜 주고 받는지, 소비 트렌드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등을 보여주는 정보를 담았다. 예를 들어 지난해 가장 많이 오간 제품이 식품, 가장 좋아하는 패션 아이템 색깔은 무채색이라는 식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택배시장 점유율 1위(47.2%) 기업으로, 이곳의 빅데이터는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척도로서 의미가 있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CJ대한통운 택배를 가장 많이 이용한 상위 10곳 중에는 서울시 4곳, 경기도 5곳, 인천시 1곳을 차지했다.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 15세 이상 인구 기준 1인당 CJ대한통운 연간 이용 횟수는 서울 중구가 58.9회로 가장 많았다. 주로 직장인 밀집 지역의 택배 이용 횟수가 많았는데, 배송이 이뤄지는 낮 시간에는 부재 중인 경우가 많아 직장에서 택배를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송파구의 P아파트는 지난해 15만1151박스를 수령하면서 최다 수령 건물에 올랐다.

가장 많이 택배로 오간 제품은 식품류(22%)였다. 패션의류(20%)와 생활 건강 및 화장품 등이 뒤를 이었다. 식품류 중에는 간편식과 즉석밥, 과자, 간식, 음료 등의 비중이 높았다. 특히 방송이나 영화에서 특정 음식이 소개되면 소비자들의 반응도 즉각 나타났다. 지난해 5월 30일 영화 ‘기생충’이 개봉한 이후 짜장라면과 ‘너구리’ 라면을 섞은 ‘짜파구리’ 물량이 대폭 증가했다. 짜장라면은 영화 개봉 이전과 비교해 207%, 너구리 라면은 무려 393%나 증가했다. 새우장과 연어장 역시 방송에 방영된 이후에는 물량이 5배 이상 늘었다. 이 밖에도 중화 식재료품인 흑당 제품과 마라 제품 물량도 전년 대비 각각 186배, 7배 늘어 중국식 이색 요리 열풍이 택배에도 드러났다.

패션 아이템 배송 중에서는 검은색과 흰색, 회색 비중이 62%로 나타남에 따라 한국인의 ‘최애’ 패션 컬러는 무채색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9년에는 2018년에 비해 네온색이 154%, 오렌지색이 107% 늘어나 점차 강렬한 비비드 컬러의 증가세도 돋보였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이 처리한 택배 상자는 총 약 13억2000만 개다. 택배 상자 길이(35cm) 기준 약 46만 km에 달한다. 서울과 부산을 약 570회 왕복하고, 지구를 약 11바퀴 반 돌 수 있는 거리다. CJ대한통운은 매년 택배 빅데이터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 빅데이터 정보를 분석해 다양한 소비자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cj대한통운#택배 이용 지역#빅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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